朴대통령 "전쟁중에도 대화…" 남북관계 진전 의지

입력 2014-10-13 23:16  

'5·24조치' 본격 공론화

북한의 NLL침범·총격 도발 등엔 단호 대처
"진정성 있는 대화" 강조…섣부른 판단 경계도



[ 도병욱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5·24 조치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남북 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3인방이 지난 4일 방한한 이후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으로 연결하고, 궁극적으로는 남북관계를 한 단계 진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대북 전단에 대한 고사총 발사 등 북한군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하면서도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최근 도발이 남북 간 대화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깨자는 차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결과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5·24 조치 문제도 제2차 고위급 접촉 의제에 올려놓고 대화해보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5·24 조치를 언급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동안 “북한의 명시적인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5·24 조치 해제 문제를 먼저 꺼낼 필요가 없다”고 말해왔다. 5·24 조치는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취한 대북 제재 조치를 일컫는다. 남북 간 일반교역 및 물품 반·출입 금지와 대북 투자 금지, 순수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 지원 사업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은 그동안 5·24 조치 해제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북한의 총격 도발에도 불구하고 5·24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해결하지 않고서는 남북 간 진전은 힘들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5·24 조치 문제가 공론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박 대통령은 북한에 ‘진정성 있는 대화’를 요구했다.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와 북핵 불용 등 기존에 제시한 우리 정부의 원칙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 관계는 늘 이렇게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며 “섣부른 판단으로 남북 관계의 환경을 바꾸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대화를 제안하면서 도발하는 북한의 이중 행태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칙을 지키는 범위에서 우리가 줄 수 있는 건 최대한 주자는 의미”라며 “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남북한이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제안하는 등 지속적으로 대화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날 발언 역시 그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5·24 조치의 근본 취지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논의를 해보자는 제안”이라며 “달리 보면 5·24 조치 때문에 북한이 고위급 3인방을 방한시키는 등 대화를 먼저 제의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해제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통일준비위는 회의에서 △10년간 북한 주택 100만가구 인프라 개선 △개성공단 모자보건 사업 시범 실시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발계획의 나진·청주로 확대 등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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