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8년 만에 샘표식품 지분 매각한 배경 알고보니

입력 2014-10-14 10:45  

[ 강지연 기자 ] 풀무원샘표식품 지분 일부를 8년 만에 매각했다. 풀무원은 샘표식품과 마르스 사모투자펀드(PEF) 간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06년 샘표식품의 '백기사'로 나섰다. 이후 줄곧 샘표식품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풀무원이 매각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보유하고 있던 샘표식품 주식 12만9524주(지분율 2.91%)를 장내 매도했다. 이로써 풀무원의 샘표식품 지분율은 5.01%에서 2.10%로 줄어들었다.

매각 금액은 46억1730여 만원. 이는 2007~2008년 샘표식품 지분을 매입할 당시보다 12억5000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풀무원은 샘표식품 경영진과 마르스 펀드가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일 때 샘표식품 지분을 매입했다. 마르스 펀드는 2006년 9월 샘표식품 지분 24% 가량을 취득하며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노렸다. 마르스 펀드가 박진선 사장 등 샘표식품 경영진과 대립구도를 형성하자 풀무원이 샘표식품 경영진에 우호적인 제3 매수자, '백기사'로 등장했다. 당시 시간외매매 거래로 샘표식품 주식 18만5720주를 매입한 데 이어 2008년 4월 3만7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샘표식품 지분 매입 배경에는 박진선 사장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경영권 방어에 나선 박 사장이 친분이 있는 풀무원에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풀무원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샘표식품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것으로 분석했다. 샘표식품과 마르스 펀드의 경영권 분쟁이 2012년 종결된 만큼 지분을 갖고 있을 이유도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은 미국 법인의 적자 행진 등으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에서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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