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대표 "인기협 차원 공동 대응"…인기협 "대응안 모색 결정"
네이버 "논의 중인 내용은 없다"…구글 "언급하기 곤란" 상반 입장
[ 최유리 기자 ] 메신저 검열 이슈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다음카카오가 정보기술(IT) 업체와 공동 대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검열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지만 정작 IT 업계는 공동 대응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자 정보 보호에 대해 IT 기업들이 소속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공동 대응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인기협이나 다음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 이라며 "같은 문제 의식을 갖는 업체들과 지혜로운 해결책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인기협은 인터넷 산업 성장에 필요한 제도 개선안을 모색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이 만든 단체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구글코리아 등이 소속돼 있으며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협회 회장직을 맡았다.
최성진 인기협 사무국장은 "수사당국의 과도한 영장 청구와 이용자의 정보 보호 이슈는 비단 다음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다" 라며 "문제 의식을 공유한 기업들과 함께 대응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 SK커뮤니케이션즈, 이베이코리아가 속한 인기협 이사회에서 공동 대응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최 국장은 덧붙였다.
논란의 당사자인 다음카카오와 인기협은 공동 대응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협회 소속 IT 기업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공동 대응에 대해 인기협와 논의 중인 내용은 없다" 면서 "어제 기자 회견에서 갑자기 나온 얘기여서 회사 차원에서 따로 내놓을 입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IT 업체 역시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나와야 검토할 수 있을 것" 이라며 "개별 기업의 이슈에 대해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SK커뮤니케이션즈와 SK플래닛도 인기협과 공동 대응에 대해 공유한 내용이 없다고 거리를 뒀다.
IT 업계가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배경에는 다음카카오가 사태 해결을 위해 내놓은 '영장 불응'이 자리하고 있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국의 감청 영장 행사에 대해 앞으로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감청 영장 집행 거부는 공무집행방해 등 실정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다음카카오와 공동 대응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 기업들이 감청 논란에 대해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공동 대응에 나설 경우 실정법에 단체로 맞서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조심스럽다" 면서 "관련 이슈가 번지는 것에도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최성진 국장은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함께 행동하자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거론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면서 "향후 영장 행사 불응을 둘러싼 법적 해석에 관해서도 함께 고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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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유리 기자 ] 메신저 검열 이슈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다음카카오가 정보기술(IT) 업체와 공동 대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검열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지만 정작 IT 업계는 공동 대응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자 정보 보호에 대해 IT 기업들이 소속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공동 대응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인기협이나 다음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 이라며 "같은 문제 의식을 갖는 업체들과 지혜로운 해결책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인기협은 인터넷 산업 성장에 필요한 제도 개선안을 모색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이 만든 단체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구글코리아 등이 소속돼 있으며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협회 회장직을 맡았다.
최성진 인기협 사무국장은 "수사당국의 과도한 영장 청구와 이용자의 정보 보호 이슈는 비단 다음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다" 라며 "문제 의식을 공유한 기업들과 함께 대응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 SK커뮤니케이션즈, 이베이코리아가 속한 인기협 이사회에서 공동 대응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최 국장은 덧붙였다.
논란의 당사자인 다음카카오와 인기협은 공동 대응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협회 소속 IT 기업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공동 대응에 대해 인기협와 논의 중인 내용은 없다" 면서 "어제 기자 회견에서 갑자기 나온 얘기여서 회사 차원에서 따로 내놓을 입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IT 업체 역시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나와야 검토할 수 있을 것" 이라며 "개별 기업의 이슈에 대해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SK커뮤니케이션즈와 SK플래닛도 인기협과 공동 대응에 대해 공유한 내용이 없다고 거리를 뒀다.
IT 업계가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배경에는 다음카카오가 사태 해결을 위해 내놓은 '영장 불응'이 자리하고 있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국의 감청 영장 행사에 대해 앞으로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감청 영장 집행 거부는 공무집행방해 등 실정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다음카카오와 공동 대응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 기업들이 감청 논란에 대해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공동 대응에 나설 경우 실정법에 단체로 맞서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조심스럽다" 면서 "관련 이슈가 번지는 것에도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최성진 국장은 "실정법을 어기면서까지 함께 행동하자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거론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면서 "향후 영장 행사 불응을 둘러싼 법적 해석에 관해서도 함께 고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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