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인천공항
하네다공항 키우는 日, 국제선 이착륙 年 9만회로
환승객 유출 줄이는 中, 미주 노선 운항 20% '껑충'
대책마련 고심하는 韓, "취항 항공사·공항 늘려야"
[ 이미아 / 백승현 / 도쿄=서정환 기자 ]
인천공항의 환승객이 감소하는 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작년 9월 이후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중국 등 인접 경쟁국과의 승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인천공항에서 환승하는 고객을 더 빼앗길 수 있다. 정책당국과 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여행사들이 환승객을 유인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정교한 마케팅 전략을 서둘러 세우지 않으면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 공항’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네다를 허브 공항으로
인천공항 환승객이 계속 감소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일본 하네다공항 국제선 증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8월 하네다공항과 나리타공항의 국제노선망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두 공항의 국제선 연결 도시를 현재 88개에서 도쿄 올림픽이 열릴 2020년까지 140개로 60%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네다공항을 서울(인천공항·김포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경쟁할 수 있는 허브 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야간 운항금지 규제를 없앤 데 이어 국제선 이착륙 횟수를 지난해 연간 6만회에서 올해 9만회로 늘렸다. 지난달엔 환승객이 입국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인 ‘로열파크 호텔 더 하네다’를 하네다공항 국제선터미널 안에 개장했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던 일본 지방 거주자들이 이제는 하네다공항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원거리 직항 늘리는 중국
직항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중국은 최근 미주 직항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푸둥공항, 광저우공항의 국제선 취항 도시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굳이 환승하지 않고도 자국민이 미국과 유럽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항공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상반기에만 미국 직항 노선을 3개 신설했다. 지난 6월 중국국제항공이 베이징~워싱턴 직항을, 하이난항공이 베이징~보스턴 직항 노선을 취항했다. 8월엔 중국남방항공이 광저우~뉴욕 직항 노선을 개설했다. 잇따른 중·미 간 직항 노선 신설로 베이징과 푸둥, 광저우 등 중국 내 국제공항의 미주 노선 운항 횟수는 지난해보다 약 20% 늘었다.
○동북아 허브 육성 의지 부족
국제항공협회가 매년 실시하는 공항서비스품질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도 인천공항의 환승객이 줄어드는 건 외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국토교통부는 최근 인천공항 환승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용역을 의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역조사 결과를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에선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책 의지가 약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국영 항공사들이 비행기를 리스할 때 무이자 자금 지원을 해주는 중국 정부, 물량 공세로 나서는 중동 항공사 등과 견줘볼 때 국내 항공사들의 마케팅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항공사들이 외국 항공사와 경쟁하기 버겁다는 것이다.
허브 공항이 되기 위해선 취항 공항과 항공사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창이공항은 현재 110개 항공사가 취항하며 전 세계 270개 공항과 연결된다. 반면 인천공항은 84개 항공사가 취항하고 176개 공항과 연결된다. 허브 경쟁력이 떨어져 연간 환승객 수가 창이공항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호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마케팅본부장은 “인천공항 환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저비용항공사(LCC) 활용과 의료서비스 혜택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아/백승현 기자/도쿄=서정환 특파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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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다공항 키우는 日, 국제선 이착륙 年 9만회로
환승객 유출 줄이는 中, 미주 노선 운항 20% '껑충'
대책마련 고심하는 韓, "취항 항공사·공항 늘려야"
[ 이미아 / 백승현 / 도쿄=서정환 기자 ]
인천공항의 환승객이 감소하는 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작년 9월 이후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중국 등 인접 경쟁국과의 승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인천공항에서 환승하는 고객을 더 빼앗길 수 있다. 정책당국과 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여행사들이 환승객을 유인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정교한 마케팅 전략을 서둘러 세우지 않으면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 공항’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네다를 허브 공항으로
인천공항 환승객이 계속 감소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일본 하네다공항 국제선 증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8월 하네다공항과 나리타공항의 국제노선망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두 공항의 국제선 연결 도시를 현재 88개에서 도쿄 올림픽이 열릴 2020년까지 140개로 60%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네다공항을 서울(인천공항·김포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경쟁할 수 있는 허브 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야간 운항금지 규제를 없앤 데 이어 국제선 이착륙 횟수를 지난해 연간 6만회에서 올해 9만회로 늘렸다. 지난달엔 환승객이 입국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인 ‘로열파크 호텔 더 하네다’를 하네다공항 국제선터미널 안에 개장했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던 일본 지방 거주자들이 이제는 하네다공항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원거리 직항 늘리는 중국
직항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중국은 최근 미주 직항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푸둥공항, 광저우공항의 국제선 취항 도시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굳이 환승하지 않고도 자국민이 미국과 유럽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항공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상반기에만 미국 직항 노선을 3개 신설했다. 지난 6월 중국국제항공이 베이징~워싱턴 직항을, 하이난항공이 베이징~보스턴 직항 노선을 취항했다. 8월엔 중국남방항공이 광저우~뉴욕 직항 노선을 개설했다. 잇따른 중·미 간 직항 노선 신설로 베이징과 푸둥, 광저우 등 중국 내 국제공항의 미주 노선 운항 횟수는 지난해보다 약 20% 늘었다.
○동북아 허브 육성 의지 부족
국제항공협회가 매년 실시하는 공항서비스품질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도 인천공항의 환승객이 줄어드는 건 외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국토교통부는 최근 인천공항 환승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용역을 의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역조사 결과를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에선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책 의지가 약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국영 항공사들이 비행기를 리스할 때 무이자 자금 지원을 해주는 중국 정부, 물량 공세로 나서는 중동 항공사 등과 견줘볼 때 국내 항공사들의 마케팅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항공사들이 외국 항공사와 경쟁하기 버겁다는 것이다.
허브 공항이 되기 위해선 취항 공항과 항공사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창이공항은 현재 110개 항공사가 취항하며 전 세계 270개 공항과 연결된다. 반면 인천공항은 84개 항공사가 취항하고 176개 공항과 연결된다. 허브 경쟁력이 떨어져 연간 환승객 수가 창이공항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호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마케팅본부장은 “인천공항 환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저비용항공사(LCC) 활용과 의료서비스 혜택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아/백승현 기자/도쿄=서정환 특파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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