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門 언제 열리나…27일 유력·11월 지연 가능성도 '솔솔'

입력 2014-10-15 14:09  

[ 강지연 기자 ]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港通) 제도 시행이 지연되면서 향후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오는 27일 후강퉁 제도가 시행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지만 11월로 지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 당국은 후강퉁을 이달 중 시행한다는 계획만 세우고 시행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 후강퉁 시행 계획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4월 보아오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리커창 총리는 후강퉁 제도를 6개월 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후강퉁 개시 시점에 대해 '10월 국경절 연휴가 지난 어느 월요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유력한 시행 일자로 13일이 거론됐지만 별 다른 발표 없이 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이와 관련 신경보(新京報) 등 관련 중국 언론은 후강퉁을 위한 준비 작업이 마무리됐다며 이달 27일 본격 시행될 것으로 잇따라 전망했다. 홍콩 증권거래소가 25일 마지막 '후강퉁 교육'을 계획한 점을 고려할 때 시행 일정은 27일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후강퉁 개시 일정이 11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장환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주임은 "27일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11월로 지연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며 "앞서 13일에 이어 20일, 23일 일정도 모두 미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10월 시행도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도 시행이 늦춰지고 있는 주요인은 홍콩 시위 탓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내놓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은 도심 점거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대치 과정에서 부상자도 나오고 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에서 후강퉁 시행 전에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홍콩 시위 등의 영향으로 27일에 시행한다는 것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후강퉁 제도 시행에 발맞춰 시스템 개편, 고객 이벤트 등을 진행하려던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 당국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중국 본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확대 개편했다. 후강퉁 제도 설명회와 투자 방법 강연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후강퉁 시행 앞두고 고객 이벤트, 시스템 재편 등을 준비했던 국내 증권사들은 일정이 지연되면서 손 놓고 있는 상태"라며 "앞서 한창 달아올랐던 후강퉁 투자에 대한 기대 열기도 식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후강퉁은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제도다. 해외 개인투자자들은 홍콩 증권사를 통해 상하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고,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상하이 증권사를 통해 홍콩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인증한 적격 기관투자자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었던 중국 본토 증시의 벽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은 상하이 180지수(SSE 180)와 상하이 380지수(SSE 380) 구성 종목과 상하이 증시 및 홍콩 증시 동시 상장 종목으로 총 568개다. 거래 통화는 위안화다. 일일 매수한도는 상하이 130억 위안, 홍콩 105억 위안이다. 세금, 거래수수료, 매도한도액 등 나머지 세부 거래 요건들은 후강퉁 시행에 맞춰 발표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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