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리커창 등과 회담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 국제회의장에서 개막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 새 정부의 외교·대북 구상으로 주창해온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라시아 복합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작년 10월 열린 ‘유라시아 시대 국제협력 콘퍼런스’에서 박 대통령이 처음 밝힌 구상이다. 아시아와 유럽 간 철도 등 교통망과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한 복합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 유라시아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북한의 개방을 유도해 한반도 평화 통일 토대를 구축하자는 제안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제 문제를 다루는 두 번째 세션의 선도 발언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내용과 목표를 설명하고 아시아·유럽 정상들의 지지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신규 협력 사업으로 “역내 국가들의 복합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2015년 상반기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철도 등 교통망과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한 복합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유라시아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자는 제안으로, 동북아 운송시장을 통합하는 논의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유라시아에서는 중앙아시아 국가 주도로 육상 교통망을 연결하는 유로·아시안 교통망 프로젝트가 2002년부터 추진되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보화 시대에 맞는 디지털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그동안 한국이 추진해온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 사업(TEIN)을 확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문화와 교육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아셈 장학사업 등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궁극적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구상”이라며 “유라시아의 서쪽과 동쪽을 하나의 대륙으로 잇기 위해서는 고리가 끊어져 있는 북한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소 철도를 타고 한반도 남단의 부산을 출발해 북한을 통과해서 유라시아 대륙을 건너 유럽으로 오는 꿈을 키워왔다”며 “북한이 닫힌 문을 열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하루빨리 나서도록 아시아와 유럽이 노력을 강화하자”고 덧붙였다.
1996년 출범한 아셈은 51개국 정상과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이 참여하는 지역 간 협의체로, 이번 회의에는 51개 국가 원수와 정부 수반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아셈 회의 참석과 별도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헬레 토르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각각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실질 경제 협력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오후(한국시간 17일 새벽)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도 양자회담을 하고 북핵 문제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을 논의했다.
밀라노=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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