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도 전기도 펑펑, 하지만 댐도 발전소도 안 된다?

입력 2014-10-17 21:48  

수자원 확보와 물값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한다. 한경 보도에 따르면 지자체 간, 지자체와 수자원공사 간 강물 분쟁은 최근 민선 6기 출범 이후 한층 심해졌다. 물값 부담 다툼이 많지만 식수원 확보를 위한 댐건설 여부 등 갈등의 양상도 다양하다. 이 모든 게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생활·산업용수에 비해 깨끗한 물이 충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수자원 확보전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도시화, 산업화가 성숙되고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물 사용량도 급격히 늘어났다. 안정적인 물 공급은 전기와 더불어 현대 고도사회의 기본 인프라다. 더구나 한국처럼 갈수기와 홍수기의 유량이 수백배씩 차이 나는 악성 하천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댐 건설로 수자원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OECD의 전망보고서대로라면 한국은 머지않아 가용 수자원 대비 물수요 비율이 위험수위인 40%를 넘어서게 된다. 심각한 물 부족 국가로 예고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래를 내다보는 댐 하나도 건설하기 어려운 사회가 됐다. 얼치기 환경론자들이 몰려들면 어디서도 힘들어진다. 동강댐도 그렇게 무산됐다. 경상남도가 홍수조절과 식수확보를 위해 재추진 중인 지리산댐은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를 주장하는 인근 전남북 시·군의 반대에 발목이 잡혔다. 님비(NIMBY) 같은 현상에다 최근에는 ‘내 임기 중엔 골치 아픈 결정은 않겠다’는 님트(NIMT·not in my term) 현상까지 겹치고 있다. 전력문제도 본질은 같다. 값싼 전기는 저마다 펑펑 쓰면서 원전도 송전탑도 안 된다고만 한다. 그러면서 지하철역 출입구마다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라는 세태다. 해야 할 일은 안 하면서 모두가 자기 눈앞의 이익만 추구한다. 언젠가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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