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 쏟아낸 매미·애미…늘어난 부티크 '여의도 치킨집' 되나

입력 2014-10-17 21:52   수정 2014-10-18 04:01

<매미: 펀드매니저 출신 투자자> <애미: 애널 출신 투자자>

증권업계 칼바람에 소규모 자문사 두 배로 늘어
3~4명씩 짝지어 기업 탐방도…수익 악화에 폐업 부지기수



[ 허란 기자 ] 서울 여의도의 고급 오피스텔인 A빌딩. 이곳은 빈 사무실이 거의 없다. 특히 올 들어 입주자가 부쩍 늘었다. 이중 상당수는 증권사 구조조정에 따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사한 사람들이다. 사무실은 대부분 소위 ‘부티크’라고 불리는 비공식 자문사이다. 여러 명이 어울려 사무실 하나를 임대하는 형식이다. 공식 투자자문사도 부쩍 증가했다. 신규 창업 등록건수가 작년보다 두 배나 많다. 급증하는 부티크나 투자자문사가 ‘금융업의 치킨집’이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피스텔마다 부티크

17일 여의도의 한 비즈니스센터 관계자는 “입주를 문의해 오는 전직 증권사 직원이 올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엔 한두 평 남짓한 사무실 50여개가 들어차 있다. 월 70만원이면 인터넷, 프린터, 복사기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구조조정으로 퇴사한 증권맨들이 찾는 첫 번째 코스다.

비즈니스센터에 머물며 전업투자자로 나서지 않으면 몇 사람이 모여 부티크를 차리는 경우가 많다. 부티크는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의 돈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치거나 전주(錢主)를 대신해 투자하고 보수를 받는 등 형태가 다양하다. 인수합병(M&A) 중개나 투자자문 등 업무 범위도 넓다.

부티크가 주로 모여 있는 곳은 S트레뉴를 비롯 자이, 포스코, 롯데캐슬, 트럼프월드, 파크센터, LG애클라트 등 여의도 일대 고급 오피스텔이다.

여의도 스타부동산 관계자는 “여의도의 일반 빌딩 공실률이 5~20%인 반면 이들 오피스텔은 공실을 찾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S트레뉴에 입주한 부티크 투자자는 “증권사, 운용사 출신 전업투자자 5명이서 월세 및 관리비 등 총 500만원을 나눠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3~4명씩 짝을 지어 상장사 탐방을 가는 등 제도권 못지않은 활동을 한다.

여의도에서 전업투자자로 활동 중인 김강현 씨는 “이전에는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 출신들이 주로 부티크를 차렸는데 최근엔 파생상품이나 지점영업을 하던 증권맨들도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에 면허 반납도

투자자문사 창업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9월 말까지 신규 등록한 전업투자자문사는 25개에 이른다. 작년 한 해 동안 14개 투자자문사가 늘어난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증권사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자문사를 차린 증권업계 사람이 크게 증가했다”며 “자본금이 얼마 안 드는 데다 등록요건도 까다롭지 않아 쉽게 창업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문사 등록을 위한 최소 요건은 자기자본 5억원, 투자권유 자문인력 1명이다.

자문사 수는 늘었지만 시장 규모는 제자리걸음이다. 따라서 지난 6월 말 기준 업무보고서를 제출한 146개사 중 55%(81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난으로 올 들어 13개 자문사가 스스로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지난 2월 자진 폐업한 자문사 관계자는 “자문사 수가 늘어나면서 수수료 수익은 열악해졌다”며 “무작정 자문사를 차렸다가 인건비도 감당하지 못하고 문 닫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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