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4] "인재 붙드는 힘도 리더십…기업 존재가치 공유할 수 있게 독려를"

입력 2014-10-19 21:22  

케빈 스니더 맥킨지 아시아 회장

내달 인재포럼 기조세션Ⅰ 강연
정년까지 가는 직원 3분의 1…글로벌 기업도 직원이탈 심각
부서간 칸막이는 딜레마…효율적인 방안으로 조절을



[ 이미아 기자 ]
“아시아가 서구에 비해선 아직까지 위계 질서를 강조하고 체면을 중시하죠. 그렇지만 이런 특징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점점 옅어지면서 개방성이 강조되는 추세입니다.”

케빈 스니더 맥킨지 아시아 회장은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 회사와 경영 스타일에서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1926년 미국에서 설립된 세계 최대 경영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현재 세계 60개국에 104개 법인 및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21개가 서울과 도쿄, 베이징, 방콕 등 아시아 지역에 있다. 스니더 회장은 “포천을 비롯한 세계 유명 경제지들이 선정한 상위 100대 아시아 대기업 중 약 80~90%가 맥킨지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삼성과 LG, 현대차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한국 역시 맥킨지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스니더 회장은 아시아 기업들의 인적자원 개발(HR) 추세를 설명하면서 “장기적인 경영 전략 수립을 위해선 젊은이들에게 자기 적성을 제대로 찾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하고 자신만의 직업관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젊고 뛰어난 인재들을 오래 붙잡을 수 있는 것도 기업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이라며 “앞으로 기존 직원 관리와 더불어 미래 인재 양성 또한 기업 HR의 핵심 업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니더 회장은 11월4~6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4’에 참석해 5일 기조세션Ⅰ(글로벌 최고경영자(CEO)가 말하는 성공의 법칙)의 강연자로 나선다. 다음은 스니더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대기업들의 현재 HR 키워드는 무엇인가.

“‘한 손에는 현미경, 한 손에는 망원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시적 관점에선 사내의 단기적 과제와 직원 관리에 신경써야 하고, 거시적 관점에선 숨가쁘게 변하는 세계 경기흐름에 발맞추는 민첩성을 동시에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킨지의 컨설팅을 받는 아시아 회사들 대부분이 이 점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다. 장기적인 추세 변화를 놓치지 않으면서 조직의 균열을 최소화하고 혁신을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에선 젊은 직원들의 조기 이탈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문제다. 한 기업에서 매년 뽑는 신입 직원 중 정년퇴직까지 해당 회사에 남는 사람은 그 당시 입사자 중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젊은 직원들이 회사를 일찍 떠나는 건 자신의 가치와 역량이 조직 내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침체 여파로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서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원인이 훨씬 더 크다. 유능한 젊은 직원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선 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 제도를 도입하고 성과보상 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갖춰야 한다. 즉 직원들이 회사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며 회사와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보람을 느낄 것이다. 또한 각 직원들의 책임 영역과 목표치를 정확히 제시해 줘 직원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HR은 결국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외부에서 강제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없다.”

▷올바른 직업관 형성을 위해선 직업교육 과정이 어떻게 구성돼야 하나.

“직업교육은 기업과 학교, 사회와 가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합심해서 노력해야 성공한다. 기업 입장에서 생각하는 ‘훌륭한 직업교육’이란 ‘업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신입 근로자의 확보’다. 독일식 직업학교 시스템이 가장 성공적인 사례다. 한국도 독일 제도를 본떠 마이스터고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제도 자체는 좋은데 현재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1만1000여명에 불과하다고 들었다. 물론 정부와 기업이 마이스터고 제도 정착을 위해 함께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나는 우선 한국의 학부모들이 생각을 전환하는 게 급선무라고 본다. 한국 학부모들은 무조건 대학 입학만을 고집한다. 직업교육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얻으며 안정된 중산층으로 사는 게 인생의 성공임을 한국 학부모들이 인식해야 교육을 둘러싼 소모적인 무한경쟁의 궤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조직을 위해 부서 간 소통이 중시되고 있는데 어떤 형태가 이상적인가.

“부서 간 칸막이는 마치 ‘양날의 검’과 같은 딜레마다. 부서 간 장벽이 너무 높고 두터우면 협업이 안 되고, 경계가 아예 없어져 버리면 조직의 의사결정 체계가 무너져 업무과정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업무 특성에 따라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프로젝트마다 부서 간 협업의 수준을 유연하게 조절해 주는 게 리더들이 해야 할 필수적인 역할이다. 앞으로 이런 조정자로서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기업 조직문화를 탄탄하게 육성하기 위해 경영자들이 어떻게 나서야 하나.

“직원들이 기업의 존재 이유와 조직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또 책임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말고 주변의 인재들과 함께 나눌 줄 알아야 한다. 임직원들에게 각자의 역할에 맞는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뛰어난 성과를 세운 직원들에겐 확실하게 보상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이를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겨 성공한 곳은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만큼 HR은 어려운 과제다.”

케빈 스니더 맥킨지 아시아 회장은…

△1966년 영국 출생 △영국 글래스고대 법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1989년 맥킨지 런던법인 입사 △1990년대 맥킨지 영국·아일랜드 법인 대표, 중국 법인 설립 멤버 참여 △2011년 맥킨지 미국 워싱턴·뉴저지·필라델피아 법인 대표 △2014년 맥킨지 아시아지역 대표 △미국 자선의료단체 ‘백혈병과 림프종 학회’ 이사 △스코틀랜드
경제개발공사 교육부문 이사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11월 4~6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참가문의 02-6959-1323, www.ghrfor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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