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애플은 펄펄 날고, 삼성전자는 단통법에나 엮이고…

입력 2014-10-21 21:07   수정 2014-10-22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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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곧바로 삼성과의 대비를 만들어 내면서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애플은 2014년 회계연도 4분기(7~9월)에 매출 421억달러, 순이익 8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3%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은 아이폰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아이폰 판매실적은 3927만대로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의 평균 예상치보다 100만대나 더 많았다. 그것도 중국 판매를 제외한 수치다. 스마트폰 시장의 감속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끄떡없음을 과시한 것이다.

애플의 놀라운 실적은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와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에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에 그쳤다. 애플 순이익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애플과 삼성의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하이엔드에 주력하는 애플은 여전히 독보적 질주를 거듭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과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갈수록 입지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도 삼성전자에는 악재다. 법 시행 이후 신규 단말기 거래가 뚝 끊겨 판매량이 급감했다. 게다가 단통법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정부는 이게 다 삼성전자 탓이라며 반기업정서까지 부추기는 마당이다. 출고가를 내리라고 공개적으로 협박하는가 하면, 영업비밀과 다름없는 제조사 장려금을 공개하라는 분리공시제를 다시 밀어붙일 태세다. 이게 현실화되면 삼성전자로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협상력이 더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안팎에서 코너로 몰리고 있는 게 지금의 삼성전자다.

그렇다고 외부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스스로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중국의 추격이 걱정된다지만 그럴수록 애플과 정면 승부를 벌여 삼성전자만의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 비단 삼성전자만이 아니다. 한국 경제를 선도하는 기업들 모두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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