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개헌 얘기 않겠다"
[ 도병욱 기자 ]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해 시급한 국정과제가 있고, 그것들이 빨리 처리돼 국민의 삶이 나아지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차곡차곡 쌓이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김 대표의 발언에 불쾌감도 드러냈다. 그는 “김 대표가 중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했고 그게 계속 보도되니 자신의 불찰이라고 말했다는데, 당 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가 노트북을 펼쳐놓고 받아 치는 상황에서 (개헌에 대해) 언급한 것은 기사화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뒀다고 생각하는 게 정상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가 여론 동향을 알아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헌 관련 발언을 했다가 물러선 게 아니냐는 뜻이 담겨 있다.
이는 김 대표의 ‘개헌 발언’ 이후 청와대가 내놓은 첫 공식 반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민생법안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 역량을 분산시킬 경우 또 다른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개헌 논의에 반대했지만, 김 대표 발언 이후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16일 중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봇물 터질 것”이라며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검토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다음날인 17일 “대통령께 죄송하다” “제 불찰이었다”며 전날 발언을 수습했다.
청와대의 반응에 대해 김 대표는 “지난 17일 해명할 때 앞으로 개헌에 관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지금도 어떤 경우에도 (개헌에 대해) 얘기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가 어떤 의도로 이 같은 반응을 내놨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이야기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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