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종규 회장이 이끌 KB금융, 기본으로 돌아가라

입력 2014-10-23 20:44   수정 2014-10-24 03:51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호의적이다. 한마디로 “될 만한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종합면접에서 KB의 과제와 비전에 관해 압도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여 회장후보추천위원인 사외이사들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KB 내에서도 윤 내정자는 내로라하는 재무·전략통으로 능력·경력·인품이 검증된 인물로 통한다. 상고를 나와 야간대학, 석·박사, 행시 차석, 공인회계사까지 이뤄낸 입지전적 스토리도 있다. 낙하산 갈등 속에 만신창이가 된 KB를 재건할 적임자라는 평을 듣는 이유다.

시장 반응도 그에 대한 기대로 차 있다. KB금융 주가는 어제 1.56% 올랐고, 몇몇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대폭 올리기도 했다. 임직원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회장이 바뀔 때마다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던 노동조합조차 “10년 관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환영하는 정도다. 윤 내정자는 내달 21일 임시주총에서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지만 KB금융의 새 출발을 기대해도 될 듯싶다.

앞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해묵은 과제와 장애물이 켜켜이 쌓여 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2만5000여 임직원들을 추스르고 골 깊은 조직 갈등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일 것이다. 무너진 영업력 복원, 잇단 금융사고로 실추된 고객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윤 내정자에겐 리딩뱅크를 복원해야 한다는 무한책임이 부여돼 있는 것이다. 과연 내부 출신이 외부 낙하산보다 나은지도 스스로 입증해내야 한다.

특히 윤 내정자는 최근 사태의 근원인 지배구조 문제를 풀어야 한다. 관치의 입김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회장과 행장이 구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만큼 겸직하는 방안도 당연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후계 승계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물론 줄서기가 아닌 공정한 인사는 필수다. 또다시 1채널(국민), 2채널(주택) 간 이전투구를 벌인다면 국민들이 먼저 외면할 것이다. 전 임직원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소해 보이는 현장 디테일부터 챙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윤 내정자의 건투를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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