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대] 中증시 직접투자 늘 듯…증권업계엔 기회, 시장엔 부담

입력 2014-10-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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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투자 '실크로드' 후강퉁

한국 증시 영향은
아모레퍼시픽·매일유업…중국 소비株 수급에 호재
상하이A株 MSCI 편입땐…외국인 한국 이탈 가능성



[ 이고운 기자 ]
후강퉁 시행이 임박하면서 증권업계는 한국 증시에 미칠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데 후강퉁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후강퉁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 신흥국에 투자할 때 중국 비중을 늘리기 위해 한국 비중을 줄일 수 있어서다.

○한국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글로벌 펀드들이 추종하는 MSCI지수에 상하이A주가 들어가는 것이다. 현재 MSCI EM(신흥국 시장·Emerging Market)지수에는 상하이A주가 들어가 있지 않는다. 그러나 후강퉁 시행 뒤에는 상하이A주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MSCI EM지수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19%, 한국 비중은 15.9%다. 만약 상하이A주 시가총액 전체(유통주 기준)를 반영하면 MSCI EM지수에서 중국과 홍콩 비중은 27.7%까지 급증한다. 중국 비중을 늘리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다른 신흥국 비중은 줄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보다 1.7%포인트 줄어든 14.2%가 된다. MSCI EM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는 1조5000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약 255억달러(약 27조원)의 자금이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른 지수에도 후강퉁의 ‘나비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MSCI 신흥아시아지수(MSCI ex Japan), MSCI 전세계지수(All Country World Index·ACWI)에서도 중국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하이A주 전체가 편입될 경우 MSCI 신흥아시아지수 중 중국 비중이 현재 24.7%에서 35%로, MSCI 전세계지수에서는 현재 2.1%에서 3.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상하이A주를 신흥지수 편입 후보군으로 넣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서도 중국 비중이 늘어나고 한국 비중은 감소할 확률이 높다.

지수와는 별개로 아시아 신흥국에 투자하는 자금도 중국 증시로 쏠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기준 상하이A주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유통 시가총액의 2%대 수준. 외국인이 추가로 상하이A주를 담을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단기적 충격은 크지 않을 듯

한편으론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자금의 한국 증시 이탈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강퉁이 시행된다 해도 바로 상하이A주 시총 전체를 MSCI 지수에 반영하긴 어렵다”며 “이른 시일 내에 MSCI 지수에 상하이A주가 편입된다 해도 1%포인트 남짓 늘어날 전망이라 한국 증시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과거 한국이 MSCI 지수에 들어갔을 때도 1992년 한국 증시 시가총액의 20%(MSCI EM지수 기준) 편입, 1996년 50% 편입, 1998년 100% 편입 단계를 밟았다. 상하이A주 역시 단번에 시가총액 100%가 지수에 반영되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장기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수 편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에는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업계 활력 증대

해외 주식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후강퉁을 계기로 한 중국 직접 투자 확대가 증권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35억8300만달러로 작년 하반기보다 37% 증가했다. 2012년 상반기(17억9800만달러)에 비해 2년 만에 2배로 급증했다.

후강퉁이 시작되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 투자가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후강퉁 이후 중국 내수시장과 관련된 상하이A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국내 중국 소비 관련주 수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관련주, 매일유업 등 음식료주 등이 해당된다는 분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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