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올해 4만대 팔아 수입차 1위 계속 달리겠다"

입력 2014-10-24 07:01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14년째 CEO, 6년째 1위
고객 목소리 귀기울인 덕분

선진국 수입차 점유율 50%
한국 시장도 계속 성장할 것

디젤車 인기 한동안 지속
장기적으로 전기車 수요 증가
亞 최초 드라이빙센터 뿌듯



[ 정인설 기자 ]
최고경영자(CEO)는 외롭고 힘든 자리다. 이 때문에 통상적인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CEO가 적지 않다. 게다가 실적을 중시하는 외국계 기업에선 장수 CEO가 나오기 더 힘들다. 그런데 독일 기업에서 14년째 롱런하고 있는 CEO가 있다. 그것도 ‘하늘의 별 따기’라는 본사 등기임원(수석 부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6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BMW코리아의 김효준 사장을 만나봤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한국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집중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거기에 맞춰 새롭고 다양한 모델을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힌 게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BMW 브랜드로 소형부터 대형까지 풀 라인업을 내놓고 프리미엄 소형차인 미니까지 출시해 다양한 고객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잘 봐준 것 같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BMW는 새로운 차를 소개할 때 단순히 차만을 홍보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차를 타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바뀔지 함께 제시하는 식으로 접근했습니다.”

▷품질도 중요하지만 누구보다 서비스를 강조한다고 들었습니다.

“품질과 서비스에서 모두 고객을 만족시키는 게 기업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기업의 가치와 철학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도 기업의 몫입니다. 이 둘을 다 잘하려면 고객과 상생해야 합니다. BMW코리아는 서비스에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이고 있습니다. 칭찬도 쓴소리도 모두 고객의 입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고객 서비스 평가단은 BMW가 진출한 국가 중 한국에만 있습니다. 1년간 BMW 서비스를 경험하고 직접 평가하죠. 고객의 신랄한 비판을 들어보면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가 보입니다. 고객이 기업 경영의 훌륭한 동반자가 되는 거죠.”

▷벤츠코리아가 BMW코리아에 맞서 서비스를 강화하며 점유율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성장하는 건 당연합니다. 이런 경쟁이 있어야 우리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BMW의 100년사가 경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봅니다. 다만 BMW는 경쟁사의 동향에 따라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싶습니다. 고객만족 최우선,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가치를 지키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도 수입차 시장 1위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은데 BMW와 미니의 판매량 목표는 각각 얼마인가요.

“지난해 BMW 브랜드만 3만3000대 이상을 팔았습니다. 올해는 작년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현재의 속도만 유지하면 올해 4만대를 넘기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미니는 지난해에만 6300대 이상이 팔릴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미니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고객 참여 행사를 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BMW가 수입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데요. 앞으로 수입차 시장은 얼마나 커질 것 같습니까.

“선진국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50% 정도입니다. 이런 점에서 점유율 15%에 근접하고 있는 한국 수입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고객들의 특성을 보면 확신이 듭니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한국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 소비자들이 BMW를 비롯한 유럽의 디젤차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추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나요.

“디젤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 같습니다. 높은 연비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많고 가솔린 못지않게 정숙성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여가 활동이 많아지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찾는 고객들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고객들의 취향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쉽게 예상할 수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디젤과 SUV가 대세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하이브리드카나 전기 자동차가 주력 모델로 자리잡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어떻게 바뀔까요.

“한국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한국에서도 친환경 차량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 한국 고객들은 차를 구입할 때 차 이상의 가치를 원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차와 개인을 동일시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고객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이런 자동차 문화는 정부나 특정 기업이 만들 수 없습니다. 고객들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앞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며 어떻게 하면 자동차 문화를 잘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방향으로 나갈 겁니다.”

▷앞으로 내놓을 신차는 어떤 게 있나요.

“상반기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뉴 미니를 선보였습니다. 최근엔 SUV형인 미니 컨트리맨과 BMW 최초의 전기차인 i3도 내놨습니다. 하반기에도 다양한 모델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미니 브랜드 최초로 해치백 5도어 모델이 고객들을 찾아갈 겁니다. 정통 SUV급에선 이미 뉴 X3와 뉴X4를 선보였고요. 연말에 쿠페형 크로스오버 모델인 뉴 X6를 판매할 계획입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차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친환경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인 i8을 내놓고요. 대형 세단 뉴 7시리즈와 정통 쿠페인 2시리즈의 액티브 투어러도 예정돼 있습니다.”

▷14년간 BMW를 이끌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수입차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한국 시장에 BMW를 처음 들여온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렇게 성장했다고 생각하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일이 너무나 많지만 그 중에서도 미래재단을 설립하고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BMW드라이빙센터를 세운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드라이빙센터를 만들 때 수년간 본사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BMW 본사와 BMW코리아 모두 계속해서 한국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일치했기 때문에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인프라가 갖춰졌지만 끝이 아닙니다.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앞으로 BMW코리아를 어떤 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까.

“한국에 1만2000개가량의 외국계 기업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완전히 뿌리내린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BMW코리아는 한국에서 뿌리내리기 위해 한국 사회의 고민을 함께 풀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것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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