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벨기에 명품 브랜드 '드리스 반 노튼' 2015 봄·여름(S/S)파리패션위크

입력 2014-10-27 07:00  

'그랑 팔레'의 목가적 낭만 무대,
패션 역사에 아로 새겨질 명장면을 만들다



[ 김선주 기자 ]
그랑 팔레(Grand Palais)는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자리잡은 미술관 겸 박물관이다.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해 1900년 에펠탑, 프티 팔레, 알렉상드르 다리와 함께 건립됐다. 아르누보 양식과 이오니아 양식이 교차하는 이 건축물은 우아함으로 파리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벨기에 명품 브랜드 드리스 반 노튼은 최근 폐막한 ‘2015 봄·여름(S/S)파리패션위크’ 패션쇼 장소로 이곳을 택했다. 드리스 반 노튼은 그랑 팔레를 목가적 분위기로 가득 채웠다.

세계에서 모인 관람객들은 입장과 동시에 런웨이를 뒤덮은 카펫에 압도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 시각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케하요그로가 4주에 걸쳐 수작업으로 만든 카펫이었다. 숲 속의 이끼, 풀을 섬세하고 풍성하게 표현했다.

쇼는 새들이 아련하게 지저귀는 소리로 시작됐다. 곧이어 벨기에 가수 겸 화가 맥스 콜롬비의 몽환적인 곡인 ‘스트레인지 엔터티’가 울려 퍼졌다. 꽃의 전령으로 분한 모델들이 무대에 잇따라 등장했다. 이른 아침 촉촉하게 이슬로 젖은 초원을 맨발로 거니는 듯한 모습이었다. 모델들은 목과 손목을 버드나무 잔가지와 뿌리를 본뜬 액세서리로 장식했다.

섬세한 문양, 부드러우면서도 광택이 감도는 실크 원단은 강렬한 핀 조명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비대칭적인 절개선, 독특한 레이어링 룩도 돋보였다. 세계 각지의 전통 문양, 식물 등을 활용한 다양한 패턴도 눈길을 끌었다. 수작업으로 만든 자수 장식은 화려하면서도 조형미가 뛰어났다. 소재는 주로 실크 브로케이드, 오르타, 천연 실크, 실크 시폰 등 하늘거릴 정도로 얇고 속이 비치는 것이었다.

관람객들이 가장 큰 탄성을 지른 순간은 쇼의 막바지였다. 무대로 일제히 나온 모델들이 갑자기 카펫에 나른하게 기대 앉거나 누웠기 때문이다. 관람객, 사진기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무대 앞으로 몰려나가 20여분 가까이 사진을 찍었다.

세계적인 패션 칼럼니스트이자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인 수지 멘키스도 “이번 파리패션위크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 중 하나, 패션의 역사에 아로새겨질 명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드리스 반 노튼은 1986년 벨기에에서 만들어진 브랜드다. 벨기에의 유서 깊은 의상학교인 앤트워프 왕립 미술학교 출신이다. 이 학교가 배출한 디자이너 앤 드뮐미스터, 마리나 리, 딕 반 셰인, 딕 비켐버그, 월터 반 베이렌동크 등과 함께 ‘앤트워프 식스’로 불렸다. 그동안 공예 미술을 연상케 할 정도로 뛰어난 색채 감각, 이국적인 문양 등을 통해 온화하면서도 낭만적인 스타일을 선보인다는 평을 받아왔다. 드리스 반 노튼의 국내 판권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갖고 있다.

파리=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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