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결 인턴기자] 영화평론가 겸 기자 허지웅이 마왕 신해철의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10월27일 허지웅은 자신의 트위터에 “형은 곧잘 철지난 농담을 길게 늘어놓고는 했다. 나는 그런 그를 무척 구박했다. 구박하는 재미가 있는 형이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허지웅은 “구박을 하면 소녀 같이 부끄러워했다. 그게 보고 싶어 더 구박한 적도 있다. 솔직히 정말 재미는 없었다. 서로 닮은 점이 많았다. 형이 말하기 전에도 내심 알고 있었다. 그래도 형이 그렇게 말할 때는 싫은 기색을 냈다. 괜히 그랬다”라며 신해철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허지웅은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형이 금방 일어나겠거니 낙관했다. 어제 늦게 형에게 다녀왔다. 얼굴이 작아졌더라. 형 퇴원할 때는 살이 확실히 빠져있겠다고 나는 농을 했다. 그리고 귀에 대고 몇마디를 했다. 못들었던 것 같다. 들었으면 그 재미없는 아저씨가 이럴 리 없다. 반드시 일어나 써먹었을 거다”라고 적었다.
또 허지웅은 자신의 결혼식 때 신해철이 축가로 부른 ‘일상으로의 초대’를 회상하며 “형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몇 번이고 음이탈을 했다. 나는 그걸 가지고 두고두고 놀려먹었다.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사실이 아니었다. 나는 여태 단 한 번도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걸 끝내 말해주지 못했다. 내내 그걸 흥얼거렸다고 말해주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허지웅은 “나는 절대 울지 않을 거다. 나는 결코 울고 싶지 않다. 구박을 하고 싶다. 다시 한 번 형에게 구박을 하고 싶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가 없다. 구박을 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니 너무 폭력적이라 막 얻어맞은 것 같이 뺨이 얼얼하다. 친애하는 친구이자 놀려먹는 게 세상 최고로 재미있었던 나의 형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 조금도 슬프지 않다. 나는 화가 난다. 보고 있나. 보고 있느냔 말이다. 형 진짜 싫어. 정말 싫다. 짜증나”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故 신해철은 27일 오후 8시19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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