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수다 24] 1988년 미스코리아 진, 그대로 깨어난 ‘냉동’ 여배우 김성령 ②

입력 2014-10-30 09:05  


[조나영 기자] “변함이 없는 미모를 유지하는 비법이 있나요?” 김성령의 거의 모든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질문이다. 같은 질문에 반복하여 대답하기 지친다는 스타들. 그는 이 질문을 몇 번이나 받아 봤을까.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가 미모의 유지 비결에 대해 물을 때 항상 답하는 단어는 꾸준함이다. 그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요. 꾸준한 운동과 마사지가 답이에요. 스트레칭도 게을리하지 않아요”라며 변함없는 몸매와 미모에 피나는 노력이 담겨있음을 전했다. 관리를 위해 채식에 도전했지만 정말 쉽지 않은 거라며 야채나 과일은 가끔 과일주스 정도 먹는다고 부끄럽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하얗고 잡티 없는 피부는 그녀가 가진 장점 중에 하나이다. 여드름이나 트러블 없이 깨끗한 피부는 영상 속의 그녀의 미모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불혹의 나이에도 후배들과의 화장품 광고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이유이다. “피부는 타고났어요, 그래도 관리는 열심히 받아요. 광고 촬영 전에는 레이저도 받고, 시술도 약하게 받긴 해요” 타고난 피부라며 자랑하면서도 시술도 받은 적이 있다며 인간적인 고백을 했다. 자꾸 남자 후배 배우들과 엮여서 기사가 난다는 그. 그의 투정 아닌 투정도 이유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티타임에 소맥이 약간 함께할 수도 있는 거죠” 소맥하는 여배우 K씨
제일 많이 마셔본 건 소주 1병이라고 밝히는 쿨한 김성령. 술자리는 좋아하는데 술은 잘 못한다면서도 주로 소맥을 마신단다. 동료 연예인들 또는 절친한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가 그에게는 여느 사람들처럼 스트레스를 푸는 힐링 타임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연예인 친구가 거의 없었고 미스코리아 친구들과 어울렸다고 말했다. “결혼하고 연예계 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니 낯을 덜 가리게 됐어요. 작품을 같이 한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친하게 지내요”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만난 선배 최명길, 동갑내기 심혜진 그리고 방은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친한 사람들이니 함께 이야기하면서 스트레스가 풀어요. 친하다 보니 저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해줘요. 안 좋은 이야기도 직설적으로 하고 조언도 해 줄 수 있는 깊은 사이에요” 여배우 넷이 모인 티타임에는 소맥이 함께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가면서 그에게도 수많은 후배 배우들이 생겼다. 함께 <표적>에 출연한 유준상과는 촬영하면서 굉장히 친해졌고 <역린>에서 악역을 맡았던 한지민에게는 “외모도 행동도 요정 같아요. 착하고 털털한 면이 많아요. 어머니와 먹을 것 잔뜩 싸 들고 연극을 보러 왔는데 얼마나 예뻐 보였는지 몰라요”라며 한지민에 대한 칭찬을 한 가득 풀었다.
 

최근에는 한류를 이끄는 스타 후배들과 함께 했다. <야왕>에서 9살의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러브라인을 보여준 권상우와는 드라마와 상관없는 다른 주제로 더 친해졌다. “둘 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통하는 것이 많아 편했어요” 그는 자기보다 주변 친구들이 더 호들갑이었다고 전하며 드라마가 끝이 날 즈음에는 너무 몰입한 나머지 따귀라도 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속자들>에서 호흡을 맞춘 이민호와 김우빈에 대해서는 얼굴도 잘생겼는데 예의도 바르고 너무 착한 후배들이라며 칭찬했다. 남자 후배들이랑 엮어서 기사가 많이 난다며 자제해야겠다면서 부끄러운 미소를 짓는다. 스타 후배들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면서도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선배 손현주를 꼽는다. 추적자에서 호흡을 맞춘 손현주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다. 그에 대해서 “연기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소풍날 김밥 사서 가라는 여의도 엄마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던 무조건적인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이 가족이다. 어느 연예인은 가족들의 일상생활이 불편해 질 것을 고려해서 일부러 자신을 가족과의 삶으로부터 거리를 두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김성령은 가족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는 복 받은 엄마다.


SBS <힐링캠프>에 출연했을 때 남편의 보낸 영상편지가 방송을 탔다. 아내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담은 영상편지가 방송을 탄 이후 남편은 택시기사가 자신을 알은 체를 했다며 신나하고 사람들이 알아본다고 부쩍 외모에 신경을 쓴다. “남편은 제가 배우인 점을 좋아해요. 함께 다닐 때 주위 분들의 시선을 즐기고요. 주부 ‘김성령’보다 배우 ‘김성령’에 더 응원을 해줘요. 제가 배우로서 원 없이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엄마보다 김희애 아줌마가 더 예뻐” 감히 라이벌이 더 예쁘다는 칭찬을 하는 아이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빛난다. 여느 주부들처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그는 소풍날 김밥 싸줄 시간이 없어 사가라고 한적도 있다고 고백한다. 그렇지만 쉬는 날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새벽 4시에 귀가해도 아침밥은 아이들과 먹는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엄마를 보며 자란 아이들은 활동적이고 끼가 많은 성격을 닮았다. 그는 아이들도 남편처럼 남들의 시선을 즐기며 자신을 응원해준다고 말한다. 자신을 닮은 아이들이 나중에 배우를 한다면 전폭적인 지지를 하겠다는 그. 아이들이 원하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믿어주겠다는 그의 말에서 아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다.

배우 엄마에 대한 아이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배우로서 원 없이 연기하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는 남편의 속 깊은 응원이 그녀의 바쁜 나날의 버티게 해주는 비타민이다.

가는 곳 마다 진하게 남은 그의 발자국
칸 진출로 바빴던 5월, 김성령은 환기를 위해 오랜만에 새로운 창을 열었다. 지금까지 드라마와 영화를 성공시키며 ‘다작 배우’, ‘흥행보증수표’로서 탄탄한 길을 구축했다.  <역린> 이후 선택한 그의 차기작은 연극이었다. 그는 계속된 성공 속에서 자신을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해 큰 도전을 실행했다. “연극이란 장르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어요. 이 산을 넘어야 할 것 같고 이걸 해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았거든요” 기존에 보여주지 못한 에너지를 연극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는 그에게서 배우로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고집을 발견할 수 있었다.

6년만에 다시 돌아온 연극무대에서 그가 연기한 작품은 프랑스 연극을 각색한 <미스 프랑스>. 1인 3역을 연기하는 그녀는 5개월의 대장정을 마치고 ‘역시 김성령’ 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모든 사람들이 세가지 캐릭터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힘든 역할에 걱정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그의 커리어를 더욱 탄탄하게 할 것을 알고 보란 듯이 연극 무대에서 날아다녔다. 스트리트 댄서, 미스 프랑스 조직위원장. 호텔종업원. 관련이 없어 보이는 세가지 캐릭터는 ‘김성령’ 으로 인해 엮여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물했다. 그는 세가지 캐릭터를 한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배역이 배우에게 쉽게 오지 않는 기회임을 알고 있었고 기꺼이 도전했다. 미스코리아 출신인 그에게 미스 프랑스 대회를 배경으로 한 <미스프랑스>는 편하게 즐기며 연기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미스 프랑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죠?
▶1인 3역을 연기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에요. 그리고 재미있는 B급 코미디라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사실 다른 연극 작품도 제의가 들어왔지만 관객들과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고르게 됐죠.

▷연극하며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요?
▶체력적인 부분이에요. 대사량은 당연하고 세가지 역할을 해야 하니까 옷 갈아입고 등장하고 퇴장하는 그런 게 긴장되고 힘들더라고요.

▷연극을 하면서 가장 희열을 느낀 순간은요?
▶연극이 막을 내리고 조명이 딱 켜졌을 때요. 관객들의 얼굴이 다 보이거든요. 많은 분들께서 웃고 계세요. 미소가 번진 관객의 얼굴을 보면 뿌듯하죠. 1시간 30분동안을 마라톤 하는 기분인데 웃으며 박수를 보내주시는 관객을 보면 결승선을 통과한 것 같아요. 힘들었던 순간을 잊게 되죠. 정말 행복한 순간이에요.

한국 최고의 미녀로 시작된 그의 연기 인생. 누군가는 ‘27년’이라는 세월로 감각에 무뎌지고 열정이 줄어들었을 것이라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다르다. 앞으로의 시간이 그에게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그는 제2의 황금기를 맞으며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슨 일이든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배웠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이겨나가기 위해 자신을 더욱 단련시키는 노력이 지금의 ‘김성령’을 만들었다. 얼굴에는 지나온 인생이 나타난다는 말을 그는 믿는다.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며 흐뭇해 했으면 좋겠다.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저를 보시는 분들께 그 뿌듯함을 전하고 싶다” 중년 여배우의 선두주자로 바쁘게 살아가는 그에게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대답했다. “뮤지컬. 노래하고 춤추며 동시에 진정성 있는 연기까지. 모두 자신 있다” 그녀에게 한계란 것은 없다. 한계를 고민하고 있지도 않다. 도전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알기 때문에 그리고 용기를 내면 보답이 더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큰 별로 빛나는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진출처: 더블유스타 뉴스 DB, 방송 ‘힐링캠프’ 캡처, 뮤지컬 ‘미스프랑스’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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