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올 하반기 들어 달러화 가치는 엔화와 유로화는 물론 영국 파운드, 중국 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87선을 돌파, 4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79.91에서 불과 4개월 만에 달러화 가치가 8.9% 수직상승한 것이다.
달러화로 표시되는 원자재 시장에선 이미 강(强)달러 여파로 가격이 급락했다. 서부 텍사스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지난달 31일 전날보다 0.7% 하락한 80.54달러로 마감하면서 배럴당 7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값도 이날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2.3% 내린 1171.60달러에 체결되면서 4년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몰리며 세계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미국은 올 들어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 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3.5%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도 86.9로 7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의 원톱 체제가 글로벌 환율전쟁 상황에서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달러 강세가 (수출 감소로) 미국 경제를 약화시키고, 원자재 가격 하락은 에너지 기업의 투자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