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화합 파이팅!…뒤에선 영·호남 '예산전쟁'

입력 2014-11-04 21:40  

지역예산 민원장 된 국회

'전남·경북 현안 간담회'에 단체장 등 70여명 참석
고속도로·테마파크 등 예산 반영 요구 쏟아내



[ 이호기/고재연 기자 ]
본격적인 예산 심의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이 지역 예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서화합’ ‘균형발전’ 등 명분을 내세워 노골적인 지역구 챙기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야가 올해만큼은 ‘쪽지 예산’을 없애겠다고 한 다짐이 벌써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동서화합포럼은 4일 국회에서 ‘전남·경북 현안 간담회’를 열고 국가 예산 확보가 필요한 각종 지역 사업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포럼 회원인 경북·전남 지역 의원 26명과 김관용 경북지사, 이낙연 전남지사, 시장·군수 45명 등이 참석했다. 특히 경북 지역 3선 의원(경북 경산·청도)이자 포럼 회원 자격으로 온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 권한을 쥔 실세답게 참석자들로부터 ‘악수 세례’를 받았다.

포럼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경북 김천)은 “(인구가 줄고 있는 전남·경북 등) 양 지역만 (최근 헌법재판소 판결로) 선거구를 내놓게 됐다”며 “떠나는 지역민이 돌아올 수 있도록 예산을 많이 따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남 목포)은 “최 부총리께서 오늘 국회(대정부질문)에서 야단을 많이 맞았는데 제가 우윤근 원내대표에게 말씀드릴 테니 (예산 확보를) 책임져주시면 절대 비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며 “전남 발전을 위해 영혼을 팔겠다”고까지 했다.

이날 전남·경북 지역 단체장들이 쏟아낸 지역 민원 사업은 총 13조2218억원(사업 기간 누적 기준) 규모로 이 가운데 올해 국비 책정액은 9844억원에 달했다. 여기서 현 정부 예산안에 이미 반영된 금액은 3164억원에 불과해 나머지 6680억원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전시성 사업도 적지 않았다. 전남 무안군은 생태갯벌센터 부근에 해양관광리조트를 짓겠다며 총 건립비 98억원 중 절반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북 영주시도 이몽룡의 실존 인물로 알려진 계사 성이성의 묘역 인근에 ‘이몽룡 청백리촌’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며 5년간 총 예상 사업비 375억원 중 올해 예산 50억원의 절반을 국비로 책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 전남 강진군의 ‘가우도 향기의 섬 조성’(총 사업비 62억원 중 국비 31억원), 전남 곡성군의 ‘산촌 연계형 치유의 숲 모델 조성’(180억원 중 126억원), 경북 울진군의 ‘붉은 대게 식품단지 조성’(170억원 중 85억원), 경북 영양군의 ‘국가 산채(山菜) 클러스터 조성’(561억원 중 414억원) 등이 이날 주요 민원 사업에 포함됐다.

최 부총리는 “동서화합포럼을 결성할 때 (몇십년간 해온) 88고속도로부터 빨리 하자 했는데 내년 예산에 마무리 사업이 들어간다”며 “여러 가지 건의하신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지역 균형발전과 동서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전라남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지역 민원성 예산 확보 요청이 쏟아졌다.

이호기/고재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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