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우/박한신/은정진 기자 ]
“네이버가 왜 ‘한국의 구글’이라 불리는지 직접 와 보니 알 것 같습니다.”(호세 코르데이로 미국 싱귤래리티대 교수)
“차병원의 연구를 제 전공인 임상심리학과 융합해 보고 싶습니다.”(데브라 페플러 캐나다 요크대 심리학과 교수)
글로벌 인재포럼의 부대행사로 4일 열린 교육투어에선 포럼에 참가한 해외 연사와 개발도상국 초청 관료 20명이 경기 분당에 있는 네이버와 차병원그룹 본사를 방문했다. 국내 정보기술(IT)과 의료 분야 간판주자인 두 기업을 꼼꼼히 둘러본 참가자들은 “이런 기업들이 한국의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에서 주목받은 시설은 1층 로비의 ‘네이버 라이브러리’였다. 직원뿐 아니라 대중에도 개방한 이 도서관은 3만권 이상의 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디자인 관련 서적은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많다. 로저 힐 미국 조지아대 직업교육학부 교수는 “기업이 워싱턴의 국회도서관처럼 누구에게나 개방하는 도서관을 운영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며 “학생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한 시민이 도서관을 자주 찾는 것이 한국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직원을 배려한 쾌적한 업무환경이 구글 못지않다는 호평이 많았다. 저시력자와 운동장애인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각종 특수장비를 갖춘 ‘웹 접근성 부스’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비벌리 브라운 미국 보스턴대 글로벌헬스&개발센터장은 “업무 환경과 휴식공간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모두 디지털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이어 방문한 곳은 차병원그룹이 지난 5월 문을 연 ‘차바이오컴플렉스’. 연면적 6만6000㎡의 8층 건물에 줄기세포, 암센터, 노화연구소, 동물실험센터 등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 연구소다. 그룹 계열 차의과학대와 연계해 교육, 기초연구, 임상시험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산학협력 체계를 완성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참가자들은 차병원그룹이 연구하고 있는 동·서양 의학의 융합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필 로젠츠바이크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는 “구체적인 사례를 알고 싶다”고 질문했고, 크리스티 김 차병원 국제진료센터 원장이 리프팅 레이저와 한방 침을 결합한 주름살 제거 시술 등을 소개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랜들 에버츠 미국 업존 고용연구원 원장은 “의료기관과 의과대학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차병원의 시스템은 의료 선진국들도 배워 가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 규제 탓에 차병원이 줄기세포연구센터를 미국으로 이전해 운영하는 점을 ‘콕 집어’ 지적하기도 했다. 에버츠 원장은 “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연구하려는 것을 왜 막느냐”며 “정부가 생명 윤리를 고려한 점은 이해하지만, 사회에 필요하고 정당한 연구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고급 한정식을 맛본 뒤 오후에는 서울 종로 창덕궁 후원을 찾아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임현우/박한신/은정진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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