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부 아파트 전세價 '역전'…중형이 대형보다 비싸

입력 2014-11-09 09:37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주택형별 가격 역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소형 전세 수요는 넘치는 반면 대형 전세 수요는 적기 때문이다.

9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의 공급면적 132∼165㎡(40∼50평형)미만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1억8449만원 선이다.

이는 더 큰 면적인 165∼198㎡(50∼60평형) 미만의 전셋값이 1억6321만원인 것에 비해 2000여만원 높고, 198㎡ 이상(60평형 이상)의 평균가인 1억4887만원에 비해 3500만원 이상 비싼 것이다.

198㎡ 초과 대형 전세가격은 99∼132㎡(30∼40평형)의 중형 전셋값(평균 1억5085만원)보다도 낮아 가격 역전 현상이 뚜렷했다.

김포시도 132∼165㎡ 미만의 평균 전세가격이 1억9620만원으로 198㎡ 초과(1억9655만원) 전세와 거의 같았다.

오산·하남·수원시는 198㎡ 초과 전셋값이 165∼198㎡ 미만 평균 전세가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북권에서도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의 전세 가격은 165∼198㎡ 미만이 3억8759만원인데 비해 198㎡ 초과는 2억7753만원으로 큰 아파트가 오히려 1억1000만원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랑구는 165∼198㎡ 미만의 가구당 평균 전세가 2억9366만원으로 132∼165㎡ 미만 전세 평균(3억812만원)보다 낮았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공릉효성 105㎡의 경우엔 전셋값이 2억5000만∼2억6000만원인데 155㎡도 2억5000만원부터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상계동 상계대림 e편한세상은 국민주택규모인 111㎡의 전세가 2억3000만∼2억4000만원을 웃도는데 비해 146㎡는 2억5000만원으로 1000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이처럼 주택형별 가격 차이가 작거나 오히려 대형이 더 싸게 형성되면서 전셋집의 크기를 당초 계획보다 넓혀가는 '상향 이동'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전세난이 심화될수록 이러한 주택형 넓혀가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소형은 전세물건이 부족하고 주택형별로 가격 차이는 적다 보니 중소형, 또는 같은 대형 내에서 얼마든지 주택형을 넓혀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특히 전세대출 문턱이 낮아진 것도 전세주택의 상향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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