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8조 쓰는 국가R&D, 사업화 1.5%뿐

입력 2014-11-09 23:14   수정 2014-11-10 03:55

연구실에 갇힌 국가 R&D

특허 세계 4위·논문 10위
R&D 생산성은 美의 ⅓



[ 김태훈 기자 ] 정부가 사업화 성과가 부진한 국가 연구개발(R&D) 시스템을 크게 손질한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9일 “매년 정부 R&D 예산은 늘고 있지만 사업화 성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국가 R&D 혁신 전략을 다음달까지 마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이를 위해 오는 13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정부 연구계 산업계 학계가 참여하는 R&D 혁신 대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올해 정부 R&D 예산은 작년보다 3.5% 늘어난 17조8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1위 규모다. 특허, 논문 등 양적 지표는 각각 세계 4위, 10위로 성장했다. 하지만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업화 성과는 부진하다. 투입 예산 대비 기술료 비중(R&D 생산성)은 국내 공공연구기관이 1.5%로 미국(3.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최근 유전체 분석에 8년간 578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처럼 보이지만 미국의 민간연구소 한 곳의 1년 예산보다 적다. 이마저 미래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6개 부처가 나눠먹기식으로 예산을 쪼개 쓰다 보니 실무 연구팀에 과제별로 돌아가는 예산은 수억원으로 줄어든다. 세계 시장에서 통할 기술을 개발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연구기관이 아니라 정부가 R&D를 쥐락펴락하는 한국 시스템의 폐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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