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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 - 1년 평균 수익률 59%…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 부장
중국 리스크 영향권에 없고 사업구조 단순한 회사 선호
지금은 저성장·고령화 시대 '합리적 소비' 가 트렌드 될 것
품질 유지하며 가격 낮출 수 있는 똘똘한 소비재 기업 지켜봐야
[ 안상미 기자 ]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엔저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8월 초 2060선이던 코스피지수는 1939선으로 내려앉았다. 석 달 새 6%가량 쪼그라들면서 국내 주식형 투자 상품의 수익률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와중에도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 부장(사진)이 운용 중인 ‘가치투자랩(종합자산관리계좌)’은 지난 석 달간 7.94%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1년간으로 시야를 넓히면 시장 수익률(코스피지수 기준, -3.83%)은 마이너스지만 ‘신영가치투자랩’이 거둔 평균 수익률(지난 6일 기준)은 59.64%에 이른다. 김 부장은 “투자 종목을 고를 때 시황은 보지 않는다”며 “남들이 잘 보지 않는 기업을 골라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일반적인 주식형랩 계좌와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가치투자가 대세인데.
“올해처럼 강한 종목장이 펼쳐질 때 가치주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편이다. 반대로 일시적으로 낙폭과대주의 반등세로 지수가 상승할 때는 가치주들의 성과가 저조할 수 있다. ‘가치투자’란 저평가 주식을 담고 있다가 시간이 흘러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때 수익을 내는 투자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신영랩의 가치투자 전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우리는 단순히 저평가 주식을 담는 게 아니라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통하는 워런 버핏이 투자하는 주식을 살펴보면 일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기업도 있다.”
▷가치투자랩은 어떻게 운용하나.
“한 랩계좌 내에 담고 있는 주식 종목은 10개 내외다. 다른 주식형랩계좌(20~30개)에 비해 투자 종목 수가 적은 편이다. 정말로 내 돈으로 살 만한 종목인가를 따져본 뒤 10개에만 집중 투자한다. 한 번 종목을 담으면 기업이익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 한 최소 3~4년 보유하는 편이라 매매비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락하거나 급등해도 추가 매매를 하지 않는다.”
▷지난달 가치투자랩을 잠정 판매 중단한 까닭은.
“현재 운용 중인 가치투자랩 자금은 2196억원 규모다. 2006년 가치투자랩 설정 당시 2000억원 규모가 적정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금을 더 받아도 운용상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기존 가치투자 철학을 지켜내면서 종목을 선별하려면 국내 증시에서는 추가로 담을 수 있는 ‘좋은 기업’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신 중국 주식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 신상품으로 가치투자랩을 선보일 계획이다.”
▷연말 증시가 부진한데.
“시황은 아예 보지 않는다. 지금 코스피지수가 얼마인지, 앞으로 얼마나 상승할지 등을 예상하는 일은 불필요하다. 직접 개별 기업을 탐방하면서 ‘좋은 기업’인지를 가려내는 데 집중한다. 나를 포함해 5명의 팀원이 일일이 직접 발품을 팔아가면서 기업을 분석하기 때문에 30개 이상의 종목은 담을 수 없다. 기업을 탐방할 때도 기업 홍보 및 설명(IR) 담당자를 만나기보다는 연구소장, 마케팅 담당자, 경쟁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
▷내년까지 중요 변수가 있다면.
“각종 대내외 변수가 있겠지만 중국을 잘 봐야 한다. 현재 랩계좌에 담고 있는 10개 종목을 분류해보면 중국의 영향권에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중국 기업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철강, 화학, 조선, 휴대폰 등은 향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 업종은 멀리한다. 삼성전자 주식도 사본 적이 없다.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기 어렵고, 사업구조도 복잡하다. 주로 사업구조가 단순한 회사를 선호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한 가지 사업에만 집중하는 회사에 투자하다 보니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향후 주목해볼 가치주는.
“어떤 비즈니스가 유망할지 ‘트렌드’를 살펴야 한다. 2~3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말 ‘패션’과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트렌드’인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최근에는 저성장 저금리 국면에서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임금 정체 등을 감안해 ‘합리적인 소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개별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분석, 경쟁력 있는 회사를 선별 중이다. 과거 소비자들이 브랜드 위주로 구입했다면 최근에는 가격 대비 품질을 따져보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품질은 낮추지 않으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업의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의류, 음식료, 가전제품 등 소비재 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 소셜 커머스 등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유통 흐름에 잘 대처하는 기업들도 지켜보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고수에게 듣는다 - 1년 평균 수익률 59%…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 부장
중국 리스크 영향권에 없고 사업구조 단순한 회사 선호
지금은 저성장·고령화 시대 '합리적 소비' 가 트렌드 될 것
품질 유지하며 가격 낮출 수 있는 똘똘한 소비재 기업 지켜봐야
[ 안상미 기자 ]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엔저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8월 초 2060선이던 코스피지수는 1939선으로 내려앉았다. 석 달 새 6%가량 쪼그라들면서 국내 주식형 투자 상품의 수익률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와중에도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 부장(사진)이 운용 중인 ‘가치투자랩(종합자산관리계좌)’은 지난 석 달간 7.94%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1년간으로 시야를 넓히면 시장 수익률(코스피지수 기준, -3.83%)은 마이너스지만 ‘신영가치투자랩’이 거둔 평균 수익률(지난 6일 기준)은 59.64%에 이른다. 김 부장은 “투자 종목을 고를 때 시황은 보지 않는다”며 “남들이 잘 보지 않는 기업을 골라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일반적인 주식형랩 계좌와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가치투자가 대세인데.
“올해처럼 강한 종목장이 펼쳐질 때 가치주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편이다. 반대로 일시적으로 낙폭과대주의 반등세로 지수가 상승할 때는 가치주들의 성과가 저조할 수 있다. ‘가치투자’란 저평가 주식을 담고 있다가 시간이 흘러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때 수익을 내는 투자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신영랩의 가치투자 전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우리는 단순히 저평가 주식을 담는 게 아니라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통하는 워런 버핏이 투자하는 주식을 살펴보면 일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기업도 있다.”
▷가치투자랩은 어떻게 운용하나.
“한 랩계좌 내에 담고 있는 주식 종목은 10개 내외다. 다른 주식형랩계좌(20~30개)에 비해 투자 종목 수가 적은 편이다. 정말로 내 돈으로 살 만한 종목인가를 따져본 뒤 10개에만 집중 투자한다. 한 번 종목을 담으면 기업이익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 한 최소 3~4년 보유하는 편이라 매매비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락하거나 급등해도 추가 매매를 하지 않는다.”
▷지난달 가치투자랩을 잠정 판매 중단한 까닭은.
“현재 운용 중인 가치투자랩 자금은 2196억원 규모다. 2006년 가치투자랩 설정 당시 2000억원 규모가 적정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금을 더 받아도 운용상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기존 가치투자 철학을 지켜내면서 종목을 선별하려면 국내 증시에서는 추가로 담을 수 있는 ‘좋은 기업’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신 중국 주식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 신상품으로 가치투자랩을 선보일 계획이다.”
▷연말 증시가 부진한데.
“시황은 아예 보지 않는다. 지금 코스피지수가 얼마인지, 앞으로 얼마나 상승할지 등을 예상하는 일은 불필요하다. 직접 개별 기업을 탐방하면서 ‘좋은 기업’인지를 가려내는 데 집중한다. 나를 포함해 5명의 팀원이 일일이 직접 발품을 팔아가면서 기업을 분석하기 때문에 30개 이상의 종목은 담을 수 없다. 기업을 탐방할 때도 기업 홍보 및 설명(IR) 담당자를 만나기보다는 연구소장, 마케팅 담당자, 경쟁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
▷내년까지 중요 변수가 있다면.
“각종 대내외 변수가 있겠지만 중국을 잘 봐야 한다. 현재 랩계좌에 담고 있는 10개 종목을 분류해보면 중국의 영향권에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중국 기업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철강, 화학, 조선, 휴대폰 등은 향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 업종은 멀리한다. 삼성전자 주식도 사본 적이 없다.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기 어렵고, 사업구조도 복잡하다. 주로 사업구조가 단순한 회사를 선호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한 가지 사업에만 집중하는 회사에 투자하다 보니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향후 주목해볼 가치주는.
“어떤 비즈니스가 유망할지 ‘트렌드’를 살펴야 한다. 2~3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말 ‘패션’과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트렌드’인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최근에는 저성장 저금리 국면에서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임금 정체 등을 감안해 ‘합리적인 소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개별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분석, 경쟁력 있는 회사를 선별 중이다. 과거 소비자들이 브랜드 위주로 구입했다면 최근에는 가격 대비 품질을 따져보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품질은 낮추지 않으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업의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의류, 음식료, 가전제품 등 소비재 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 소셜 커머스 등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유통 흐름에 잘 대처하는 기업들도 지켜보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