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MBK 등 국내 PEF 5곳 대출 6조… 금감원 ‘대출 쏠림' 우려

입력 2014-11-10 10:02  

PEF 차입금 전수 조사 결과 자료 입수
KT캐피탈 등 일부 캐피털사 자본 대비 과도한 인수금융
국내 5개 PEF가 전체 인수금융 81%…비은행권 PEF 대출도 전체의 절반
하나은행, 국민연금, 한화생명 MBK에 대출 집중...신한·국민, 리스크 관리



이 기사는 10월31일(05:1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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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등 국내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GP)들이 인수·합병(M&A) 대출(인수금융)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캐피탈 등 일부 금융사들의 인수금융 규모는 자본금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30일 금융감독원이 국내 PEF들을 상대로 인수금융 현황을 전수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국내 전체 PEF의 차입금은 7조1605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약 7000억(10.8%) 늘었다. 이중 MBK, 산업은행, 보고펀드, IMM, 맥쿼리 등 5개 운용사가 빌린 대출금이 5조8204억원으로 전체의 81.3%로 집계됐다. MBK는 씨앤앰, ING생명, 코웨이, 네파, HK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3조678억원을 국내 금융권에서 빌렸다. 국내 PEF 전체 인수금융의 42.8%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PEF 대출이 특정 금융회사 및 특정 운용사에 편중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차입 투자를 할 능력을 갖춘 운용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이 PEF 차입금 현황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기사 8월26일자 A1, 5면


◆하나은행 국민연금 한화생명, MBK 대출 집중
실제 MBK에 대한 대출은 하나은행(1조339억원), 국민연금(6475억원) 한화생명(4873억원) 등에 집중됐다. 또 은행권은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보험권은 한화생명과 현대해상, 증권업계는 증권금융과 우리투자증권 PEF 대출이 각각 전체 금융권역 대출의 60% 안팎에 육박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은 M&A 정보나 노하우를 외부에 노출하기를 꺼려 소수의 금융회사와 거래하길 선호한다”며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거래를 독식하는 일부 운용사들이 인수금융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인수금융이 부실화되더라도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거나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PEF 차입 규모가 금융회사 자본금에 비해 크지 않은데다 투자한 기업에서 부실이 나더라도 투자 건별로 리스크 전이를 막는 ‘칸막이’가 있어서다. 게다가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특정 운용사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은행권 PEF 대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
하지만 금감원은 일부 캐피탈 회사 등이 공격적으로 인수금융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자본 규모에 비해 과도한 리스크(위험)를 지고 있다는 지적. 실제 KT캐피탈의 ING생명 인수금융은 186억원으로 KT캐피탈 자본금(1383억원)의 13.4%에 달했다.

인수금융 시장에서 비금융회사의 비중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으로 지목됐다. 은행권의 PEF 대출 비중은 51.7%(3조7054억원)에 불과했으며, 금융회사로 분류되지 않는 연기금 비중은 13.5%(9674억원)에 달했다. PEF 대출 금액 기준 상위 10개사 중 절반이 국민연금(6475억원), 새마을금고(5748억원), 한화생명, 농협중앙회(2396억원), 증권금융(1284억원) 등 비은행권. 이번 조사 대상에 빠져있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국내 미등록 PEF 운용사들의 차입금을 포함하면 비은행권 비중은 더 높다고 업계는 추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달 금리에 전혀 부담이 없고 금융업 라이선스(허가)도 없는 국민연금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실상의 기업 담보 대출 시장에서 민간 회사들과 직접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들이 리스크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지, 과당 경쟁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 지 등을 정부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회사별 PEF 인수금융 현황을 분기별로 모니터링하는 방식 등을 통해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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