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水+扈港通)' 제도가 오는 17일 시행될 전망이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위원회(이하 증감위)는 이날 공식 웨이보를 통해 후강퉁 제도가 오는 17일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앞서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관계부처가 후강퉁 시행일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통신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4조2000억달러(약 4161조원) 규모인 중국 주식시장이 열린다"며 "중국과 홍콩, 양측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11월 17일 후강퉁 시행에 대해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후강퉁을 통한 하루 거래 규모를 235억 위안(약 4조1900억원)으로 정했다.
그간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려면 적격해외기관투자가(QFII)나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 자격을 받아야 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이 조성한 펀드를 통해서만 중국 증시에 간접 투자할 수 있었다.
그러나 17일부터 후강퉁 제도가 시행되면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중국 본토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해외 개인투자자들은 홍콩 증권사를 통해 상하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고,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상하이 증권사를 통해 홍콩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인증한 적격 기관투자자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었던 중국 본토 증시의 벽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앞서 후강퉁은 지난 달 27일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 당국이 특별한 이유 없이 시행 발표를 미룬 바 있다.
후강퉁 시행일이 확정되면서 관련 서비스 등을 준비한 국내 증권사들도 숨통이 트였다. 후강퉁 제도 시행에 발맞춰 시스템 개편, 고객 이벤트 등을 진행하려던 증권사들은 지난 달 시행일이 지연되면서 서비스 개시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중국 증시의 빗장이 풀리기 전 후강퉁 제도 설명회와 투자 방법 강연회 등을 잇따라 진행했다. 중국 본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도 확대 개편했다.
키움증권은 종목 분석자료를 배포하기 위해 중국 증권사 하이퉁증권과 손을 잡았고,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은 후강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중국 기업 안내서 등을 준비했다. 또 대신증권은 지난 17일 상하이A주 종목에 대한 시세조회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시행일을 확정한 바가 없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시행일이 미뤄지면서 준비해 놓은 서비스 확대 등을 무기한 연기한 했었다"며 "이날 시행일이 확정돼 증권사들의 후강퉁 관련 이벤트, 서비스 등등이 봇물 터지듯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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