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동부건설 BW 만기연장 어떻게 가능했나

입력 2014-11-10 18:36  

관계사 100% 동의…법원 인가없이도 효력
개인투자자 설득해 보유 BW 사전 매입·소각
내년 2월까지 만기도래 회사채 없어



이 기사는 11월7일(08:5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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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속한 만기 연장으로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관련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사채권자 100% 동의를 얻어낸 결과다.

이를 위해 사전에 개인투자자 전원을 설득해 소유 채권을 모두 매입, 소각하는 작업을 거쳤다.

동부건설은 지난 4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제235회 채권(BW)의 미상환잔액 320억원의 만기를 2017년 11월4일로 3년 더 연장했다고 밝혔다. 2011년 최초 발행 당시와 같은 이표금리 4%, 만기수익률 7% 조건도 똑같이 적용키로 했다. 최종 상환일에 채권자 전원이 같은 조건으로 만기연장을 결정하는 사례는 지극히 드물다.

이같은 합의가 가능했던 배경은 우선 집회 참가 사채권자가 모두 김준기 회장이 이끄는 관계 회사들로 공통의 이해 관계를 갖기 쉬웠다는 점이다. 집회에는 동부화재해상보험(채권금액 126억원), 동부CNI(105억원), 동부생명보험(87억원) 3사가 참여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관계사에 대한 지원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당장 채권을 회수하거나 높은 이자를 요구할 경우 원리금 회수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 신용등급은 현재 'B-'로 3년 전보다 7단계 낮다.

동부건설 직원들의 적극적인 설득 작업도 큰 몫을 했다. 덕분에 사채권자 집회 하루 전인 지난 3일까지 개인투자자 보유 BW 24억원어치를 모두 매입, 소각할 수 있었다.

사채권자 집회에서 특정 결의가 채권자들로부터 100%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엔 반드시 법원 인가 절차를 거쳐야야 한다. 사채권자 집회 결의는 출석한 사채권자 의결권의 3분의 2이상과 사채 미상환잔액의 3분의 1 이상만 합의하면 가능하다.

한편 동부건설은 내년 2월까지 만기도래 회사채가 없어 한동안 유동성 부담을 덜게 됐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부동산이나 사업부 등 굵직한 자산 매각 작업들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어 지금의 힘든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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