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에 따른 국민적 공포감이 커져 ‘원전 0’ 정책을 택했지만, 일본은 다른 에너지원도 많았다. LNG, 수력, 석유, 석탄 등 다양한 전력설비가 가동되고 있어서 당시 20.1%였던 원전 비중을 낮춰가더라도 전력공급에 문제가 적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화석연료 수입이 부담으로 작용했고 전기값이 오르면서 결국 원전재가동을 결정했다. 지난해 일본 에너지수입액은 전체 수입액의 10% 수준인 8조2000억엔에 달했다. 전기값은 원전 가동중단 전에 비해 평균 17.2%가 올랐고, 제일 비싼 지역에서는 30.1%까지 치솟았다.
일본은 결국 명분보다 실리를 택했다. 원전 재가동으로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당장 나타나 아베노믹스의 성공 기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했을 것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원전 0’ 정책 폐기를 선언한 데는 이같은 배경이 있었다. 추진 과정에서 지방의회 야당과 인근 지역 주민의 반대는 있었지만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원전 재가동은 이제 기정사실화됐다. 누가 뭐라해도 발전비가 적게 들고 연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원전이다. 그리고 강화된 안전규정대로 설비테스트를 마쳐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다.
한국은 일본에 비하면 원전 의존도(26%)가 훨씬 높은데도 여전히 ‘반핵’ 투쟁이다. 국책사업인 삼척 원전을 야당 단체장이 주민투표라는 명분으로 뒤집어버린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또 인명사고를 포함해 큰 사고 한 번 없이 30년을 운영해온 월성1호기가 설계수명이 끝났다는 이유로 ‘계속운전’ 논란을 벌이며 이미 2년을 까먹었다. 소위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반핵을 외치며 원전 공포를 키워가고 있는 게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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