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민 기자 ]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엿새 앞둔 지난 7일 오후. 기상청은 ‘수능 기상전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기상청은 수능 당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3도로, 최근 30년래 평년치(4.4도)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다고 내다봤다. 낮 최고기온은 평년치(12.3도)를 약간 밑도는 10도로 예보했다. ‘수능 한파’는 없을 것이라는 게 기상청 설명이었다.
기상청 예보는 완전히 빗나갔다. 수능이 치러진 지난 13일 서울의 실제 아침 기온은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3.1도까지 떨어졌다. 기상청의 당초 예보와 6도가량 차이가 난 것이다. 낮 기온도 4.3도로, 기상청 예보와 6도 가까이 차이가 났다. 기온 예보가 2도 이상 빗나갈 경우 관련 업계에선 오보로 판단한다. 기상청은 “찬 대륙성고기압이 크게 확장하면서 예상보다 추운 날씨가 찾아왔다”고 해명했다.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데도 기상청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낸 이후 수능날까지 단 한 차례의 수정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 13일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수능일을 이틀 앞두고 본지를 비롯한 언론 취재를 통해 보도됐다.
기상청은 이달 초에도 틀린 날씨 예보를 내놓아 막바지 단풍 특수에 찬물을 끼얹었다. 기상청은 주말이던 지난 1~2일 전국에 비가 오고, 남부에는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맑은 하늘과 함께 낮 기온도 20도 안팎까지 오르면서 나들이에 좋은 날씨가 찾아왔다. 단풍 나들이를 준비하다 기상청 예보를 믿고 계획을 취소한 시민들과 여행사 불만이 쏟아졌다.
기상청 해명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자연의 영역인 날씨에 대해 100% 정확하게 예측하긴 힘들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온과 강수량은 수많은 날씨 변수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예보다. 게다가 한두 달도 아닌 불과 1주일 후의 날씨 예보를 틀렸다.
기상청은 국민 편의를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종전 1주일 후 예보에서 열흘 후 날씨까지 예보하겠다며 ‘10일 예보’로 시스템을 바꿨다. 불과 1주일 후 예보도 틀리는 기상청의 장기 예보를 과연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까.
강경민 <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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