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0~80%가 수수료
모바일 게임 소작농 신세
그래도 PC에 머물 순 없어
엔씨 지분 추가매입한 넥슨과 불화說은 오해
[ 임근호 기자 ] “모바일로 오면서 게임 산업은 소작농의 시대에 돌입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가 현재의 모바일 게임 생태계를 비판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이터널’ 등 신작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18일 서울 청담동 CGV에서 연 ‘2014 지스타 프리미어’에서였다.
2년 만에 공식적인 자리에 처음 나온 김 대표는 “구글 애플 카카오톡 퍼블리셔(유통사) 등이 수수료를 떼가면서 게임 개발사가 가져가는 몫은 전체 매출의 20~30%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런 구조에서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산업은 없다”고 강조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중심이 된 시장이 아니라 구글과 같은 유통사가 중심이 된 시장으로 변해버렸다는 지적이다.
◆“아폴로13호처럼 뭐든지 할 것”
이날 엔씨소프트는 본격적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할 것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아폴로13호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력을 다했듯, 엔씨소프트도 모바일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 4월 달 궤도에 진입하던 중 산소 탱크가 터져 곤경에 처했던 아폴로13호는 부족한 산소와 전력에도 온갖 방법을 동원한 끝에 무사히 지구로 귀환할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7~9월) 매출 2116억원에 영업이익 813억원 등 탄탄한 실적을 발표했다.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에선 존재감이 미미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11년 38만600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던 주가는 현재 15만7500원으로 내려왔다.
그는 “PC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알고 있다”며 “이제부터 엔씨소프트가 만드는 모든 게임은 모바일로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직접 시연한 리니지 이터널이 대표적인 예다. 이 게임은 ‘리니즈 시리즈’를 잇는 PC 온라인용 대작 게임이지만 모바일에서도 똑같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졌다.
기존 PC 온라인의 캐릭터와 줄거리를 모바일에 맞게 활용한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 ‘아이온레기온스’ ‘리니지 헤이스트 2.0’ 등의 모바일 게임도 이날 발표됐다.
◆넥슨과의 불화설은 오해?
지난 10월 넥슨이 사전 통보 없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불거진 불화설에 대해선 “오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넥슨은 처음부터 단순 투자라고 밝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넥슨과는 서로 잘 도우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된 한 관계자는 “신작 게임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보니 대중의 관심이 다른 이슈에 쏠리는 것을 피하려 했을 것”이라며 솔직한 답변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2년 전 넥슨에 지분 14.7%를 넘기며 현금화한 8000억원의 사용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 지분 9.9%를 가진 2대 주주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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