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안전의식과 보험

입력 2014-11-21 17:31  

올 한 해 유난히 큰 사고들을 접하면서 한국의 안전 문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안전의식을 제고하지 않는 한 경제 발전도 의미 없다는 자조도 많다. 제도적 차원에서 안전의식을 높일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자.

사고를 통해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게 하는 데에는 처벌과 금전적 배상이 가장 유효할 것이다. 처벌이나 금전적 배상은 이미 일어난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고 정의를 구현하는 데에도 중요하지만, 사고의 발생률 자체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징벌적 배상’이란 제도가 있는데, 가해자가 사고 때문에 발생한 인명이나 재산상 손해만 배상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그 몇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해야 하는 것이어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충분히 주의할 유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불법적 행위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도 일반적인 사고에 대한 보상이나 위자료가 많은 편이어서 안전에 대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제도적 기반이 된다.

징벌적 배상 같은 제도 때문에 선진국에서 정착된 관행은 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드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대다수의 자동차 운전자가 책임보험 외에도 자동차 사고 관련 종합보험에 가입하듯이, 사고가 날 경우 져야 할 금전적 책임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면 자발적으로 보험을 찾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잠재적 가해자가 보험에 들고 나면 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을 덜하게 될 수는 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사는 사고가 나면 보험료를 올리기도 하지만, 사고 방지를 위한 충분한 노력이 기울여졌는지를 조건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한국에는 징벌적 배상 제도가 없고, 사고에 대한 보상이나 위자료도 적은 편이다. 가해자에 대한 관대한 처분도 지속적으로 지적돼 온 바다. 그러다 보니 잠재적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도 매우 적다. 그 대신 대형 사고에 대비한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법은 27개나 된다고 한다. 문제는 법에 따라 소관 정부부처가 달라 가입 관리나 감독이 제대로 되기 어렵고, 보험금 지급 기준이나 범위, 액수 등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가해자에게 배상책임을 엄격히 묻는 법 문화는 단기간에 정착되기 어렵다. 당장은 의무보험을 정비하고 확대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 영업정지 등 제재 수위를 높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로 인해 각종 영업비용이 올라갈 텐데 우리가 그 결과 가격이 오르는 것을 감당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다. 안전도 공짜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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