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조선의 애덤 스미스 '상공업 국부론' 주장한 박제가

입력 2014-11-21 18:25   수정 2014-11-21 18:28

조선 북학파로 분류되는 초정 박제가(1750~1805)는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1723~1790)를 여러 모로 닮았다. 각자 지구 반대편에서 거의 동시대를 살았을 뿐 아니라 주요 저작 발표 시기도 비슷했다. 스미스가 ‘국부론’을 1776년 펴냈고, 박제가는 ‘북학의’를 1778년 세상에 내놨다. 북학의는 박제가가 당시 선진 문물인 청나라 건륭제 시대를 보고 ‘가난하고 뒤떨어진 조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실천철학을 담았다. 국부(國富)가 만들어지는 매커니즘을 밝히려 했던 스미스의 관심사와 같았다. 박제가는 당시 팽배했던 공리공론과 사변철학을 강하게 비판하고, ‘백성의 삶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문제’ 즉 상공업의 발전을 고민했다.

국부의 원동력은 분업에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 사람이 이것 저것을 다 만들어 사용하려면 힘들다. 갑, 을, 병 등 여러 사람이 저마다 가진 <장기>를 활용해 무엇인가를 만든다면 서로에게 유익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벽돌을 만드는데 혼자서 가마를 만들고, 진흙을 만들고, 옮길 수레도 만들면 결코 이익이 안된다고 설파했다.

이윤에 대한 생각은 스미스보다 한 수 위였다. 그는 상인이 몇 곱절의 이익을 남기더라도 비난할 것이 없다고 단언했다. 상인의 역할이 상품을 풍부한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운반해주는 것임을 강조했다. 이윤이 충분하지 않으면 이런 상인의 활동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인센티브도 그는 지적했다. 나라에서 값어치를 제대로 쳐주지 않으니 조선의 자기가 중국 자기보다 정교하지도 않고, 빛깔이 깨끗하지도 못하다고 했다. ‘관리의 임금을 현실화해 부패를 줄이자, 선진문물을 배우는 것을 생활화하자, 개방을 통해 국부를 축적하자’는 그의 피끓는 주장이 북학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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