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경관 불기소…美 퍼거슨시, 약탈·방화 '무법천지'

입력 2014-11-25 21:09   수정 2014-11-26 03:52

대배심 결정에 흑인소요 확산
오바마, 긴급회견…평화시위 호소



[ 워싱턴=장진모 기자 ]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이 24일(현지시간) 퍼거슨시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리자 흑인들이 강력 반발해 흑백 인종 갈등을 둘러싼 소요사태로 번지고 있다.

로버트 매컬러크 세인트루이스카운티 검사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월9일 퍼거슨시에서 18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대런 윌슨 경관(28)에 대해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는 “12명의 배심원단이 60여명의 목격자로부터 70시간 이상 증언을 들었지만 윌슨 경관에 대해 1급 살인이나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범죄를 입증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백인 9명, 흑인 3명 등 12명(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구성된 대배심에서 기소 찬성 의견을 밝힌 배심원이 9명을 넘지 못했다는 뜻이다.

브라운 유족 측은 대배심 결정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며 평화적 시위를 호소했다. 하지만 퍼거슨시 흑인들의 항의시위는 순식간에 ‘폭동’으로 번졌다. 시위대가 경찰차를 불태우고, 상점 유리를 부수고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약탈행위가 TV 화면을 타고 미 전역에 방송됐다. 시위는 뉴욕 시카고 등으로 확산됐다. 뉴욕 맨해튼 유니온스퀘어에 모인 수백명의 시민은 “흑인들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냐”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국민이 이번 결정에 실망하고 분노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미국은 법치 국가인 만큼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폭력시위 자제를 호소했다.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은 지난 3개월간 목격자 증언과 부검 소견, 사건 현장을 찍은 사진 등 여러 자료를 살피면서 윌슨 경관의 기소 여부를 심의해왔다. 브라운의 유족 측과 흑인사회는 윌슨 경관이 인종차별을 바탕으로 무고한 시민을 사살했다며 기소만이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경찰은 브라운과 윌슨 경관이 순찰차에서 몸싸움을 벌였다며 윌슨 경관의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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