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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이 오랜 기간 모아온 자사주를 삼성전자에 넘기면서다.
제일기획의 자사주가 1대 주주인 삼성물산이 아닌 3대 주주인 삼성전자에 넘어간 것에 대해 증권가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더 힘을 실어주는 '무게추'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추후 벌어질 삼성전자의 기업 분할을 암시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자사주 1150만주를 2208억원에 삼성전자에 처분할 예정이라고 전날 장 마감 뒤 공시했다.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삼성전자는 지분율 12.61%로 제일기획의 2대주주에 올라선다. 1대주주인 삼성물산(12.64%)과는 불과 0.03%포인트 차이다.
윤지호 이트레이증권 리서리센터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몰아주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제일기획이 지배구조 상에서는 그리 중요한 회사는 아니지만 결국 삼성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제일기획의 지분 확보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역시 삼성전자의 제일기획 지분 늘리기는 지주사 체제로 가기 위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현행법상 지주회사는 상장한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열사 일부 지분을 자사주로 추가 매입한 삼성전자는 지주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
김 팀장은 "제일기획 측도 과도하게 지분을 갖고 있는 것보다 삼성전자로부터 제원을 확보해 회사 성장성을 키우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삼성그룹 차원에서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일기획은 이번 자사주 매각을 밝히며 “경영 안정 강화와 현금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오너가 3남매간 계열분리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일기획은 3남매 중 막내인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지만 지분은 하나도 없다.
향후 삼성전자가 삼성전자홀딩스(지주사)와 삼성전자(사업자회사) 두개 회사로 분할한 뒤 제일모직과 삼성전자홀딩스가 합쳐진다는 시나리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번에 제일기획 지분 12%를 갖게 되면서 분할 이후 이 지분은 제일모직과 삼성전자홀딩스 합병법인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제일모직 지분 8.37%를 갖고 있는 이 사장이 '제일모직(삼성전자홀딩스 합병 법인)→제일기획'으로 단순화된 출자구조에 의해 제일기획을 경영할 수 있게 된다는 시나리오다.
이에 대해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기획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처음으로 등장하기는 했지만 워낙 시나리오가 많은 상황이라 어떤 '조커' 역할을 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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