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과잉공급 '변수'
[ 박영태 기자 ] 한화그룹의 삼성 석유화학사업 인수로 국내 석유화학업계 판도가 급변하면서 전문화 바람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 공급 과잉,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 등 삼중고를 뛰어넘을 돌파구로 이번 빅딜이 조명되고 있어서다.
이번 빅딜로 국내 유화업계의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국내 유화업계 5위였던 한화는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을 품고 외형이 18조원대로 껑충 뛰면서 LG화학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 등을 제치고 국내 1위로 도약했다.
국내 유화업계는 이번 빅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폴리에틸렌(PE) 나프타분해(NCC) 등 한화의 지배력이 커진 분야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주력 품목인 PE사업의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화 추세도 탄력받는 분위기다.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 등은 파라자일렌(PX) 공장을 증설하는 등 유화 원료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키우며 전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평중 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그동안 대형화와 전문화가 국내 유화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과제로 꼽혀왔다”며 “앞으로 국내 유화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변수는 불투명한 시장 전망이다. 국내 유화산업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마저 자급률을 높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셰일가스 혁명으로 생산이 늘어난 액화석유가스(LPG)로 에틸렌 등 유화 제품을 만드는 가스 화학산업이 뜨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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