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바뀌는 防産·화학산업] '빅딜'로 판 커진 방위산업…한화·넥스원·두산 경쟁 달아오른다

입력 2014-11-27 20:56   수정 2014-11-28 04:17

'방산 거인' 된 한화

테크윈·탈레스와 시너지
육·해·공 무기 모두 생산…수출 경쟁력 확보 기대



[ 최승욱 기자 ]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방위산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방산업계는 격변의 소용돌이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로부터 원가를 보전받는 대신 안정적으로 납품해야 할 의무를 지는 방산지정업체끼리 자발적인 첫 거래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가 만든 온실 속에서 제 밥그릇 지키는 데만 연연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방산업계는 ‘방산거인’의 등장으로 바짝 긴장한 상태다.


세계 방산기업 35위 수직상승

지난해 국내 방산 매출 순위 4위였던 한화는 2~3년 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1~2위를 다툴 것으로 전망돼왔다. 내년부터 포병의 차기 주력무기로 다연장로켓(천무)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군은 2020년까지 6년간 실전배치를 마치는 데 3조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는 이번 인수합병(M&A)으로 내년 말께 업계 부동의 1위가 되는 데 이어 세계 방산기업 순위에서 35위 수준으로 급상승할 전망이다. 한화는 2012년 현재 100위에 불과했다.

그간 탄약과 신관, 추진장약, 로켓탄 등 타격 무기를 주로 생산했던 한화는 삼성탈레스의 공동경영권을 갖게 됨에 따라 첨단무기 개발에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레이더와 전자광학센서, 정보통신시스템, 정밀전자장비에 특화된 삼성탈레스와 손을 잡으면서 현대전 체제 흐름에 걸맞게 탐지 및 감시, 판단, 타격에 이르는 무기체계를 일관생산할 수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손발만 있던 한화에 눈과 코, 귀, 두뇌가 생긴 것”이라고 표현했다. 지상무기의 강자인 삼성테크윈(K9 자주포 등 생산)을 통해 지상, 항공, 해상 관련 무기를 납품하는 방산 종합체계 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한화는 삼성테크윈의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통합해 공장자동화, 초정밀 공작기계, 태양광 제조설비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방침이다. 이미 갖고 있는 무인기 기술에 영상처리 및 정밀제어기술(테크윈)과 소프트웨어기술(탈레스)을 더해 중장기적으로 무인시스템과 첨단로봇사업에 적극 진출한다는 청사진도 그린 상태다.

한국의 ‘록히드마틴’

KAI는 TA-50 등의 수출로 지난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한화는 삼성테크윈 인수로 삼성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던 KAI의 지분 10%도 확보하게 됐다. 한화가 정책금융공사(26.4%)와 두산 자회사인 DIP홀딩스(5%) 등이 갖고 있는 KAI 지분도 인수한다면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꿈꿀 수 있게 된다. F-16, F-35 전투기 제작사로 유명한 록히드마틴은 군용기, 수송기, 지상차량, 미사일 및 유도무기, 레이더시스템, 센서, 무인기, 미사일 방어체계, 위성 및 우주 운반시스템까지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방산업체다.

한화는 재래식 무기 의존비율이 높아 미래 비전을 찾느라 고민해왔다. 삼성 계열사 인수로 일약 ‘방산지존’으로 복귀한 한화는 당분간 LIG넥스원과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LIG그룹의 주력 기업으로 방산에 승부를 걸고 있는 데다 유도무기 등에서 생산 품목이 겹친다. 장갑차를 주로 생산하는 두산DST는 그룹 차원에서 수년째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화를 신호탄으로 시작된 국내 방산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팀장은 “세계적으로 국방비를 줄이는 추세에서 기업이 자발적인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에 나서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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