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만에 은행聯 회장 뽑겠다는 행장들

입력 2014-11-27 21:31   수정 2014-11-28 03:47

현장에서

28일 이사회와 사원총회…후보 선출 시간 겨우 30분
무력한 우리銀 행추위…회의 전 이미 2파전 굳어져
'서금회' 지원설도 파다

박신영 금융부 기자 nyusos@hankyung.com



[ 박신영 기자 ] 은행연합회는 28일 오후 3시 사원총회를 연다. 안건은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이다. 이에 앞서 오후 2시30분에 이사회를 열고 총회에 추천할 회장 후보를 뽑을 예정이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이사회는 30분 만에 회장 후보를 뽑아야 한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과 관련한 논의 진전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과연 30분 만에 회장 후보를 선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다. 누군가가 특정인을 추천하고, 박수로 추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은행연합회는 지금까지 이런 관행을 지속해 왔다. 이사회에서 특정인을 추천하면 총회에서 추인하는 식이다. 어떤 때는 서면결의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총회 30분 전에 이사회를 여는 것이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의 회장 내정설이 나도는 상황이다 보니 ‘결국 하 전 행장을 추대하려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은행연합회장을 내정한 사실이 없다고 국회에서 공언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는 희한한 연합회장 선출과정이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희한한 선출과정’은 또 있다. 차기 우리은행장 선출과정이 그렇다.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27일에야 첫 회의를 열고 위원장을 뽑았다. 그런데도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이광구 부행장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행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작업을 막 시작했을 뿐인데, 후보는 이미 두 명으로 굳어진 꼴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른바 서금회(서강대 금융인 모임)의 ‘힘’이다. 얼마 전 대우증권 사장으로 선출된 홍성국 사장은 서강대 출신이다. 강력한 우리은행장 후보로 떠오른 이광구 부행장도 서강대를 나왔다. ‘시간이 갈수록 이광구 부행장이 유리해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는 듯한 금융계 CEO(최고경영자) 선출과정이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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