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로 과열됐던 주가가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과 함께 삼성SDS에 쏠려있던 자금이 삼성전자로 옮겨갔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51분 현재 삼성SDS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만2500원(5.95%) 내린 35만5500원을 나타냈다. 전날 8%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또 다시 큰 폭의 하락세다.
삼성SDS의 이같은 약세는 우선 수급 이벤트가 마무리 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윤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양대지수인 MSCI와 FTSE 지수 편입이 예정되자 이를 추종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려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지수 편입으로 수급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주가도 약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지난 21일 FTSE 지수에 특례편입된 데 이어 지난 26일 MSCI 지수에도 들어갔다. 두 지수는 국제 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지표다. 특히 MSCI는 신규 상장기업으로는 2010년 삼성생명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조기 편입을 결정했다.
보다 근본적으로 삼성SDS에 집중되던 관심이 한 풀 꺾였다는 게 최근 주가 하락의 요인이라는 관점도 있다. 상장 초기 과열 양상을 보였던 시장 관심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애초부터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오른 측면이 많다"며 "하지만 다음 달 제일모직 상장이 다가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제일모직에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SDS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부 지분을 가진 회사인 것에 비해 제일모직의 경우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핵심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 회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연구원은 또 "삼성전자가 최근 자사주를 매입키로 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삼성전자로 다시 돌아온 것도 영향을 줬다"며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한 종목을 사려면 다른 종목을 덜어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든 직후인 지난 27일 1935억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담았다. 같은 날 삼성SDS 주식은 309억원 어치를 팔았다. 지난 18일부터 7거래일 연속 삼성SDS를 담았던 외국인들도 2억원 가량을 매도했다.
서 연구원은 "현재 삼성SDS 주가가 조정을 받는 건 맞다"면서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조정이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시적인 조정이 끝나면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주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사업가치만 놓고봐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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