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재테크] 행운의 길목을 찾아서…

입력 2014-12-01 07:02  

풍수로 보는 재테크


신(神)의 취미는 창조이며 인간의 특기는 디자인이다. 신이 우연히 만든 세상은 놀랍도록 조화롭다. 그래서 창조라 말한다. 자연은 스스로의 힘으로 과하면 내치고 부족하면 품는다. 이렇게 돌아가는 세상은 신이 보기에도 흡족해 칠일째 되던 날 좋아 쉬었다.

위대한 기업가는 위대한 디자이너다. 2001년 10월 1세대 아이팟이 세상에 공개되던 날 애널리스트들은 ‘그저 그런’ 평가를 내놓았다. 잡스가 디자인한 이동식 기기의 비밀이 당시 그들의 눈엔 보이지 않았다. 인간의 계획된 디자인은 애플 주가 곡선의 급격한 상승 후에야 ‘상상의 디자인 시대’가 도래됐음을 알렸다. 오늘날 아이폰과 맥북을 가진 모든 이들은 안다. 디자인에 우연이란 없다.

‘성공이 운(運)이냐 노력이냐’가 비즈니스계의 화두다. 말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더’에서 성공은 ‘예기치 못한 행운들의 얽힘’이라 말한다. 반면 트위터의 창시자 잭 도시는 ‘성공은 결코 우연일 수 없다’고 한다. 미래의 성공은 운에 의한 우연일까, 디자인에 의한 노력일까.

국내에서 아파트 분양으로 성공한 입지전적의 디벨로퍼 A대표의 이야기다. 직업상 신의 창조물인 땅 위에 인간의 노력인 건물을 올린 지 20년째다. 부동산 개발업의 수익적 구조는 토지 매수 가격의 적정성에 달려 있어 땅은 그에게 언제나 무거운 숙제다. 전국 팔도의 부지를 안 다녀 본 곳이 없다는 그도 좋은 땅을 얻는 것은 운이라 말한다. 운은 이미 정해져 있어 인간의 도리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A대표는 경기 모지역 부지에 마음을 뺏겨 주위의 반대에도 인수를 감행한다. 찾는 횟수가 잦아지고 홀린 듯 그 곳을 찾았다. 어느 봄날 부지 위 자동차에서 깜빡 잠이 들어 고개를 드니 장정 두 명이 땅에 엎드려 통곡을 했다. 그 아래엔 사람 사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순간 다음 차례가 본인이다 싶어 도망을 쳤고 잠에서 깼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겨우 손절매했다.

현직 디벨로퍼의 생생한 증언은 창조된 땅의 운에 관한 일단면이다. 땅 빅데이터(풍수지리)가 보여주는 운의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다섯 가지 화살의 땅을 피하라는 지침과 체크리스트가 있다. 큰 사발에 운과 불운이 섞여 분간이 힘들다면 불운만 제거해 운만 남기면 그만이다. A대표의 부지는 바람의 화살을 맞는 자리에 위치했다. 바람은 기운을 흩는다. 기운이 날리면 정주가 힘들고 산산이 부서진다.

여기까지는 신이 만든 창조요 불운이다. 여기에 인간의 노력으로 바람을 막았다면 어떠할까. ‘상상의 디자인’ 말이다. 위대한 사업가는 운으로만, 또 노력만으로 탄생되지 않는다. 운이 드나드는 길목에 서서 신념으로 디자인하는 안목에 달린 것이다.

강해연 < KNL디자인 그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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