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수난의 해'…수익률 2011년 이후 최악

입력 2014-12-02 20:48   수정 2014-12-03 04:01

저금리 등 여파 수익률 2% 그쳐
올해 1000곳 이상 문 닫을 판



[ 이심기 기자 ] 올해가 세계 헤지펀드들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수익률 하락 등으로 올 상반기 461개의 헤지펀드가 청산에 들어갔다고 조사기관인 헤지펀드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1023개 헤지펀드가 문을 닫았던 2009년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원인은 올 들어 저금리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평균 수익률이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인 2%에 그치고, 대형 헤지펀드가 투자금을 싹쓸이하는 데 있다. 청산에 들어간 대부분 헤지펀드는 환율이나 금리 등 거시지표의 변화를 예상해 채권과 외환상품에 투자하는 매크로펀드로 수익률이 평균 1%에 불과하다.

세계 3위 헤지펀드인 브레반하워드 애셋매니지먼트는 최근 운용자산 6억3000만달러 규모의 원자재 펀드를 청산했다. 수요 부진과 유가 하락으로 지난달까지의 수익률이 -4.3%에 그친 탓이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롱) 고평가된 주식을 빌려서 파는(쇼트) 전략을 쓰는 롱쇼트펀드의 수익률도 시장 평균을 밑돌고 있다. 2008년 말 이후 주식형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41%로, 153% 오른 S&P500지수를 밑돌았다.

저조한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맡긴 돈을 빼면서 중소형 헤지펀드는 운용자산을 유지하기조차 벅찬 상황이다. 올 상반기 헤지펀드 업계 전체로 들어온 투자금 570억달러 중 3분의 1은 시타델과 밀레니엄매니지먼트 등 상위 10개 헤지펀드가 가져갔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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