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정년에 칼퇴근 보장
연봉 3000만~3300만원
대졸·석사 출신까지 지원
채용 비리도 끊이지 않아
[ 강경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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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표적인 기피 직업으로 손꼽히던 환경미화원의 인기가 상한가다. 최근 계속되는 경기 불황과 실업난 탓에 정년과 칼퇴근이 보장되는 환경미화원 같은 직종의 경쟁률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가 지난달 낸 환경미화원 6명 채용공고엔 121명이 지원해 20.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13 대 1) 경쟁률을 훨씬 웃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2.9%(64명)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47.1%(57명)였다. 전체 지원자 중 고졸 학력이 55.4%(67명)로 가장 많았지만 대졸자도 13.2%(16명)에 달했다.
재수·삼수는 기본…여섯번 도전 끝에 합격도
광주광역시가 지난달 환경미화원 1명을 채용하기 위해 낸 공개모집엔 22명이 지원했다. 이 중 40%가 넘는 9명이 대졸 이상 학력자였고, 석사도 1명 있었다. 경북 포항시가 지난달 환경미화원 16명을 선발하는 시험엔 415명이 몰려 25.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종 합격자 중엔 여섯 차례 도전한 끝에 합격한 사람도 있었다.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선발하는 환경미화원 채용 경쟁률은 최근 10 대 1을 넘는 것은 기본이다. 각 지자체에 속한 환경미화원은 공무원에 준하는 무기계약직으로, 정년 60세가 보장된다. 환경미화원의 초봉은 월 122만원(기본급 기준)으로 9급 공무원과 같다. 하지만 특수업무수당, 작업장려수당 등 각종 수당을 합치면 초봉은 연 3000만~3300만원 정도로, 9급 공무원에 비해 많다. 올해 100인 이상 민간 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초봉(3336만원)과 비슷하다. 체력만 있으면 만 18세부터 60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환경미화원 채용 시험은 1차 서류전형을 거쳐 2차 체력실기, 3차 면접으로 진행된다. 체력시험은 모래주머니를 들고 달린 뒤 기록을 재는 방식이다.
거리 청소 업무만 담당…기피 직종은 옛말
지자체 소속 환경미화원은 민간 청소대행업체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에 비해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지자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쓰레기 처리업무 중 가장 기피하는 음식물쓰레기 수거는 민간 업체에서 담당한다. 지자체 소속 환경미화원은 거리 청소 업무만 맡는다. 이렇다보니 한 번 채용하면 정년까지 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채용공고를 찾기도 쉽지 않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과거 청소부로 불렸던 환경미화원이 기피 직종이라는 건 옛말”이라며 “환경미화원 채용공고 발표 시점에 대한 문의가 연중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채용을 둘러싼 비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의 한 구청장은 환경미화원을 뽑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채용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지난 10월 입건됐다. 경기 안산시에선 한 시의원이 환경미화원 채용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순경·9급 공무원 등 하위직 공무원 인기 폭발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순경, 9급 공무원 등 하위직 공무원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 8월 실시한 제2차 순경 공채시험에선 역대 최다인 6만1297명이 원서를 냈다. 올해 1차 시험(5만5609명)과 비교해도 10% 이상 증가했다.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에는 16만9425명이 원서를 제출해 지난해(16.8 대 1)보다 높은 평균 19.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역대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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