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유가·低금리 효과…美 신차 판매, 2003년 이후 '최대 호황'

입력 2014-12-03 20:47   수정 2014-12-04 03:49

'쏘울 대신 쏘렌토'…대형차·SUV 등 다시 인기
지난달 GM 6.5%, 크라이슬러 20% 판매 증가
엔저 업은 도요타·혼다 '선전'…현대·기아 '고전'



[ 워싱턴=장진모 기자 ]
미국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있는 자동차 매장 쿤스타이슨도요타. 이곳에서 10년째 세일즈 컨설턴트로 일하는 메이튼 백은 2일(현지시간) “캠리를 보러 왔다”는 기자의 말에 “요즘 차 가격이 많이 좋아졌어요”라며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 평일이었지만 매장에는 방문객이 적지 않았다. 판매계약 서류작업을 마친 그는 “도요타에서 이달 한 달간 할부금리를 종전의 4%대에서 1.9%로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내놨다”며 “차를 사려면 이달에 사라”고 권유했다. 2015년형 캠리LE 모델은 권장소비자가격이 2만4200달러지만 이런저런 할인을 적용하니 실제 구매가격이 2만227달러로 낮아졌다. 그는 “주말엔 손님이 더욱 많아 예약하지 않고 오면 상담도 어렵다”고 말했다.

○美 자동차시장 11년 만의 최대 호황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회사 오토데이터는 이날 지난 11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 대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4.6% 증가한 130만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127만대를 훌쩍 넘었다. 11월 판매대수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1720만대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11월 자동차 판매실적 호조 소식에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102.75포인트(0.58%) 오른 17879.55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는 소비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 미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1000만~1100만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 경기가 어느 정도 호황인지 짐작할 수 있다.

자동차 시장의 호황은 미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세와 일자리 증가, 저금리, 유가 하락 등이 어우러져 소비자의 신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 홉슨 IHS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는 “고용시장 회복세가 지속되고 유가가 지금 수준으로 유지되면 자동차시장은 2015년에도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 SUV·픽업트럭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등 기름을 상대적으로 많이 쓰는 대형차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GM의 픽업트럭인 실버라도 및 GMC시에라 판매량은 34% 급증했다. SUV인 포드의 이스케이프, 크라이슬러의 지프 체로키도 각각 22%와 27%로 증가했다. 이런 영향으로 SUV와 픽업트럭이 주력 모델인 크라이슬러의 판매 증가량이 27%로 1위를 기록했다. 유가가 고공행진할 때는 연비효율이 우수한 소형차가 잘 팔렸지만 유가 하락세가 장기화하자 미국인 특유의 큰 차 선호 경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년 전 갤런(3.78L)당 3.27달러에서 2.77달러로 떨어졌다. 버지니아 폴스처치에 있는 기아차 딜러숍의 오마르 핀토 세일즈 컨설턴트는 “예전에는 소형차 쏘울이 잘 팔렸지만 요즘은 쏘렌토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 영향으로 일본 업체와 한국 업체의 희비는 엇갈렸다. 엔저로 이익이 늘어난 도요타 혼다는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하면서 11월 중 각각 3%, 5%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4%와 1% 감소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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