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보 앱 발달로 존재감 '뚝'…tbs교통방송 '아! 옛날이여'

입력 2014-12-03 21:43   수정 2014-12-04 04:11

인사이드 스토리

2016년 독립 법인화 추진…서울지역 특화방송으로 전환
예산 80% 서울시에 의존…시정방송 이미지 벗을지 의문



[ 강경민 기자 ]
주파수 ‘FM 95.1㎒’로 잘 알려진 교통전문방송인 tbs교통방송이 2016년 1월부터 서울 지역 종합방송으로 바뀐다. 현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독립법인화한 공익재단으로 출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오히려 시정방송으로 전락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시 도시교통본부를 비롯한 관련 부서에서 교통방송 독립법인 전환 및 향후 발전 방안을 세우고 있다”며 “현 교통전문방송에서 시정 전반을 다루는 서울 지역방송으로 바꾸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9월 담당부서에 교통방송 독립법인화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교통방송, 서울시 재원에 좌지우지

1990년 개국한 교통방송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교통소통 및 정체지역 정보를 전하는 교통 전문 라디오방송이다.

택시기사의 절반 이상이 교통방송을 청취할 정도로 라디오방송 중에서도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성대모사의 달인 배칠수 씨가 진행하는 9595쇼(낮 12시~오후 2시)는 점심 라디오방송 중 가장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이 밖에 각종 프로그램 및 뉴스 등을 통해 서울 시정 관련 정책도 내보낸다.

하지만 교통방송의 위상은 서울시의 27개 본부·사업소 중 하나다. 교통방송의 올해 예산은 346억원으로, 이 중 77%에 달하는 266억원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는다. 현 교통방송 대표는 성경환 전 MBC 아나운서로, 직급은 서울시 산하 본부장이다. 교통방송은 그동안 서울시 재원에 좌지우지되는 사업소 역할에 머물다 보니 시장 동정을 중점 보도하는 시정방송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이 때문에 10여년 전인 이명박 시장 재직 시절부터 서울시로부터 독립된 법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서울시가 교통방송을 시정 보도의 창구로 활용하기 위해 독립법인화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내년 시민공청회 거쳐 독립 법인화

하지만 2011년 10월 취임한 박 시장이 교통방송 독립법인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해 8월 서울연구원이 실시한 용역에서 교통방송을 비영리 공익재단으로 법인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독립법인화는 탄력을 받았다. 성경환 대표는 “서울시와 협의해 구체적인 법인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내년 시민 공청회를 거쳐 2016년 1월부터 독립 재단법인으로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뿐 아니라 중앙정부 감시 역할도”

서울시는 교통방송을 독립법인화하면서 기존 교통전문방송 대신 서울 시정을 비롯해 정치, 사회 등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는 서울지역 특화방송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성 대표는 “정치적 독립만 이뤄진다면 서울시뿐 아니라 중앙정부를 감시,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T맵 등 각종 내비게이션 기술의 발달로 교통방송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약해진 것도 서울지역 특화방송으로 변신을 꾀하는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교통방송이 독립법인화하더라도 전체 예산의 80% 가까이를 서울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서울시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시정방송의 이미지를 벗긴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서울시가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독립법인화를 추진하는 것도 교통방송이 독립하더라도 시정방송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 tbs교통방송은

1990년 6월 tbs교통방송 개국
2005년 3월 TV 개국
2008년 12월 eFM 개국
2013년 8월 교통방송 발전 용역
2013년 10월 eFM 중국어 방송 개시
2014년 9월 독립법인화 검토 지시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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