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대 규모 車전용단지 조성 '시동'…1만여명 고용창출 효과

입력 2014-12-04 07:00  

상생하는 광주·전남·전북

국내 車 생산도시 날개 편 광주



[ 최성국 기자 ]
광주광역시가 국제자동차산업도시 도약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국제 자동차 산업도시’는 민선 6기 윤장현 호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시정 목표다. 광주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지난해 생산라인 증설로 62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를 통해 지난해 48만대에 이어 올해 52만대를 생산하는 실적을 올렸다. 연 150만대를 생산하는 울산에 이어 명실상부한 국내 2위의 실적이다.

광주시는 이 같은 산업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라는 야심찬 청사진을 준비 중이다.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업이자 윤장현 광주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광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단골 공약 메뉴로 그동안 공감대를 형성해온 현안이다.

첫 단추 꿴 100만대 생산도시

광주시의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및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에서 2014년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에 선정됐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정부가 사업비 500억원 이상 규모의 신규 사업에 대해 예산낭비 등을 막기 위해 사전에 사업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도입한 절차다. 이번 대상사업 선정으로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는 일단 첫관문을 통과했다.

광주시의 자동차 100만대 조성 사업은 2020년까지 빛그린 국가산단과 진곡산단에 8347억원(국비 5865억원, 시비 1833억원, 민자 649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전용 임대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친환경 자동차 부품산업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16년 생산기반이 조성되면 1조3500억원의 생산과 4100억원의 부가가치, 1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시는 내년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에 대비해 산업연구원과 광주그린카부품산업진흥재단 등을 중심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운영할 계획이다. 사업성이 있다는 결론 이 나면 사업 추진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광주의 미래 자동차산업밸리

광주시의 100만대 생산도시 프로젝트의 핵심은 개발이 추진 중인 빛그린산단이다. 광주시 광산구와 전남 함평군 일원 4.08㎢에 조성될 예정인 이 산단을 광주시는 자동차전용산단으로 개발·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보상을 완료하고 내년에 실시설계에 이어 착공에 들어가 2007년 완공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내년 실시설계비 30억원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곳의 절반은 연산 200만대 규모 완성차 생산단지를, 나머지엔 부품업체 전용 분양과 임대용지, 연구 및 지원시설, 근로자 주거 및 편익시설들로 채울 방침이다. 연구 지원시설로는 특수목적자동차지원센터 등과 함께 주행·전복·충돌시험장 등의 시험평가측정센터, 기업지원 및 인력양성센터 등을 운영할 방침이다. 친환경 디젤차와 전기차 수소차 등의 미래차 양산기술 개발을 통해 향후 빛그린산단을 국내 최대의 친환경 미래차 메카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지역경제 자동차산업 비중 40%대

광주시가 자동차산업을 미래 주력산업으로 선정한 것은 자동차산업의 연관 효과와 미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경제에서 자동자산업 비중은 40%대에 이른다. 광주 경제의 쌍두마차였던 가전산업이 최근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 경제를 굳건히 지켜온 효자산업이 바로 자동차산업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광주의 특화산업인 전자가전, 광(光)산업, 금형산업 등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자동차산업이 다른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선도산업의 역할을 해왔다. 광주가 지난해 수출 160억달러를 기록하며 광역시 중 울산과 인천에 이어 3위를 기록한 것도 자동차산업 때문이다. 자동차 수출에 힘입어 인구가 3배가량 많지만 136억달러에 그친 부산시 수출액을 추월한 것이다. 올해도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쏘울이 유럽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을 이끄는 두 바퀴

최근 국내 자동차산업은 위기 국면으로 가고 있다. 고임금 저효율 구조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고 해외 생산 자동차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60%를 넘는 등 탈제조업화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향후 3~5년 후 국내 자동차산업의 공동화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광주시는 자동차도시의 성패가 생산여건 조성에 달렸다고 보고 기업 지원과 노동시장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윤 시장 취임 이후 직제개편을 통해 전국에서 최초로 자동차산업과를 신설했다. 자동차산업과는 부품산업 육성에서부터 완성차라인의 생산여건 지원을 전담한다. 이와 함께 사회통합추진단을 신설하고 단장에 전 기아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병규 씨를 선임했다. 사회통합추진단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모델’을 거울 삼아 적정임금, 고효율의 근로조건 변화와 노동 유연성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슈투트가르트 모델은 독일 자동차 도시 슈투트가르트가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임금 삭감과 연장 근무라는 노·사·정 합의를 이끌어내 경제 재도약에 성공한 새로운 상생 모델을 일컫는다.

손경종 광주시 자동차산업과장은 “자동차도시 프로젝트로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생산성 저하에 따른 국가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는 제조업 르네상스가 꽃피게 될 것”이라며 “지역산업 발전의 질적 도약뿐 아니라 사회적 협의를 통한 광주형 일자리모델 창출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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