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응에 성난 선원가족…또 고개숙인 해수부 장관

입력 2014-12-04 13:57  

501오룡호 침몰사고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에 선원 가족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4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월호에 이어 터진 501오룡호 침몰사고와 관련, 선원 가족들에게 연거푸 사죄했고, 대동한 외교부 국장은 무릎을 꿇었다.

이 장광은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진 부산시 서구 사조산업 부산본부에 사고가 난 지 4일 만에 처음으로 선원 가족을 찾았다. 이 장관이 가족대기실로 들어서자 "왜 왔냐"는 성난 목소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 가족은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코빼기도 안 비치더니 장관은 언론에 얼굴도장 찍으러 왔냐"며 호통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연거푸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명렬 외교부 국장(러시아 담당)과 함께 선원 가족 10여 명과 가족대기실 바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가족들 사이에서는 "사고 초기 30명이던 가족이 기다리다 지쳐 일부는 돌아가고, 이제 10여명이 있는데 지금 와서 무엇을 하자는 거냐"는 푸념하기도 했다.

이 국장은 긴장된 현장 분위기를 감지한 듯 대화 내내 가족들을 향해 무릎을 꿇은 채로 가족의 요구 사항을 받아적고 그동안의 구조 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 했다.

가족들은 정부의 초기 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고장운 실종자 비상대책위원장은 "사고가 난 직후 정부에 도움을 청하려고 세종시 재난 관련 부서와 외교부에 전화했지만 사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사고가 난 지 한참이 지나도록 가족을 찾아와 상황을 알려주는 정부관계자는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이 서둘러 "사고 직후 직원을 사고대책본부에 내려보냈다"고 해명하자 가족들은 "내려 보낸 직원은 실종자 가족들은 만나지도 않고 사측에만 붙어 있었는데 그럴 거면 뭐하러 보냈냐"고 반문했다.

가족들은 이어 장관에게도 목소리를 높이며 "사측을 위해 왔나, 가족들을 위해 왔냐"고 묻자 이 장관은 "가족입니다"고 답했다.

가족들은 또 "상황을 제일 먼저 알아야 할 가족들이 언론 보도를 보고 소식을 접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앞으로는 가족들이 모르는 조치는 했다고 말하지 마라"고 말했다.

다양한 요구 사항도 나왔다.

가족들은 노후선박에 대한 대책과 원양어선 간 쿼터량 할당 이전 문제를 제도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배를 인양해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시신을 모두 인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주문했다.

한 가족은 "36년 된 노후선박이 문제라고 하니 '100년 된 선박도 있다'는 태도로 답을 하고, 정부에서 요청이 있으면 특수구조단을 파견한다고 말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요청은 누가 누구에게 하라는 말이냐"라면서 "정부가 찾아서 일하지 않고 요청이 오면 하겠다는 태도가 실종자 가족들을 울린다"며 항의했다.

좌담이 약 1시간가량 이어지는 동안 가족 중 일부는 "실종자를 찾아달라"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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