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증여 붐] "주택 팔지않고 직접 증여하는 게 節稅효과 크다"

입력 2014-12-04 21:02  

세무 전문가의 조언


[ 김동현 기자 ]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모씨(60)가 10년 전 1억원에 구입한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3억원 안팎이다. 2주택자인 김씨는 이 아파트를 팔아 아들에게 신혼집 마련 비용을 줄 계획이었다.

그런데 아파트를 팔아 돈으로 증여하려 하니 양도소득세(3650만원)와 더불어 자녀가 부담해야 할 증여세도 3600만원이나 됐다. 김씨는 아파트를 바로 증여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때 증여세(3600만원)와 취득세·지방교육세(1140만원) 등 4740만원만 납부하면 된다. 아들은 아파트를 증여받은 후 1가구 1주택자로 2년만 보유하고 있으면 양도세 비과세 요건도 갖추게 된다. 가격이 올라간 상태에서 팔더라도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현금 증여보다 부동산을 직접 증여하는 게 절세효과가 크다는 것이 세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녀를 둔 2주택자일 경우 굳이 주택을 팔지 않고 집을 바로 증여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세금을 줄일 목적으로 아파트를 증여할 때는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여할 아파트의 양도소득세가 부담이 되는 경우 △저평가된 아파트 가치가 향후 높아질 경우 △증여받는 자(수증자)가 부동산을 매도할 가능성이 낮은 경우 등이다.

이춘우 신한투자증권 팀장은 “자녀가 무주택자인 상태에서 주택을 증여받은 뒤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의 2년간 보유 조건을 충족해야 양도소득세를 면제받는다”며 “다주택자이거나 9억원이 넘는 주택의 경우 10년 이상 보유해 장기보유특별공제로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줄 재산이 많다면 시세차익이 높은 재산부터 분산해 증여하는 것도 절세 전략이다. 우리은행 PB센터 관계자는 “증여세는 10년 안에 증여한 재산을 누계해 세금을 매긴다”며 “긴 세월 동안 나눠서 증여하면 이후 물려받을 재산에 대한 상속세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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