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급락…DLS '死色'

입력 2014-12-04 21:03  

증권사 판매중단 잇따라
지난달 발행액 36% 급감
브라질·러시아 펀드 '한파'



[ 조재길/황정수/안대규 기자 ] 증권사들이 원유와 금 은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결합증권(DLS) 판매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투자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연기금은 원자재 시세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해외 투자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DLS 발행액은 1조3836억원으로 전달(2조1804억원) 대비 36.5% 감소했다. 작년 같은 달의 1조7939억원과 비교해도 22.9% 줄어든 수치다. 수년간 연 10% 안팎의 고수익을 내던 DLS가 줄줄이 손실 위기에 직면하자 판매 중단에 나선 증권사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만기가 3년짜리인 DLS의 경우 보통 원자재값이 발행 당시 대비 50% 미만으로 하락하지만 않으면 높은 수익을 보장하지만 이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삼성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DLS를 아예 취급하지 않고 있다. 서형종 대신증권 패밀리오피스부 팀장은 “2~3년 전 DLS를 발행할 때 실물자산 가격이 이처럼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DLS의 기초자산인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올 6월만 해도 배럴당 100~100달러 선이었지만 현재 66~67달러까지 떨어졌다. 작년 9월 온스당 1800달러에 육박하던 금 가격은 현재 1200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의 원유DLS 440회 등 3개 상품에 평가손실이 20억원가량 발생했다.

일부 증권사는 사실상 DLS의 중도 환매를 유도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5일부터 DLS 환매를 요청하는 사람에게 신청일 다음날이 아니라 당일의 기초자산 종가를 반영,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값 하락은 해외펀드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원 수출국인 러시아 및 브라질 펀드가 대표적이다. 공모형만 4900억원 수준인 러시아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9.81%로, 전체 펀드 중에서 가장 낮다. 브라질펀드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7.67%다.

연기금 등도 해외 자원개발 속도를 늦추고 있다. 산업은행과 연기금, 보험사들은 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의 지분 5%를 17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투자 시기를 다시 따지기로 했다. 해외 광산 개발 등에 연간 3조5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는 수출입은행도 자금 집행 시기를 가급적 미룰 계획이다. 김우식 삼정KPMG회계법인 이사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업들의 자원 관련 투자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재길/황정수/안대규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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