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입차 '바가지' 수리비, 부메랑 될까

입력 2014-12-05 14:32  


[ 김정훈 기자 ] "그동안 수입차 수리비가 비싸다고 언론이 보도해도 그냥 무시한 거지. 수입차 업계가 이제는 달라져야 하는데…"

5일 기자와 통화한 자동차 업계 종사자인 40대 김모 씨 말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전날 수입차 부품 가격이 해외보다 평균 2.4배 비싸다는 보도자료를 냈다.수입차의 고가 수리비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 소비자를 '호갱(호구고객)'으로 보는 행태 아니냐는 쓴소리도 빗발친다.

수입차 수리비가 국산차보다 과도하게 비싸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수입차 업체들은 변하지 않았다. 경쟁 심화로 차값을 깎아주고 딜러 마진을 줄이는 대신 자체 금융사 할부나 부품 수리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기자와 만난 수입차 오너 A씨는 서비스 품질 문제를 꼬집었다. 자신도 차량 결함으로 서비스센터에 맡겼다가 피해를 봤다는 그는 "수입차 등록대수가 늘어났지만 시설 부족으로 서비스 대응에 한계가 왔다"고 말했다. 수입차 증가 속도에 맞춰 서비스가 따라주지 않으면 앞으로 소비자분쟁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현재 렉서스 ES시리즈 헤드램프의 국내 가격은 224만 원. 미국(107만 원)과 독일(97만 원)보다 비싸다. 벤츠 E클래스의 전조등 부품도 국내 가격은 295만 원이지만 미국에선 168만 원이면 살 수 있다.

수입차 부품이 한국에서 비싼 것은 부품의 수입·유통구조가 독점적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단체에선 일반 부품 제조업체가 독자적으로 공급하는 대체부품 유통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그래야 경쟁을 통한 부품값 인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부)는 "수입차는 AS 매장에서 수익을 내면서 업체들이 독과점 구조를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품값 안정화를 위해 수입차 부품가격 공개제도가 최근 시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어려워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입차 업체들이 이전처럼 한국에서 차만 팔던 시절은 끝났다. 많이 파는 만큼 투자를 게을리 해선 안된다. 수입차 업계가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지 않으면 자칫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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