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학자금 대출 등 40세 미만 부채 발생 늘어
3년새 308만명 빈곤층 전락…가난할수록 계층이동 어려워
[ 김우섭 기자 ] 2012년 금융부채가 없던 가구 네 곳 중 한 곳은 2년 새 빚이 새로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은행권 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1년에는 빈곤하지 않은 상태였다가 빈곤 상태로 빠진 국민은 30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세 미만 42%, 빚 새로 생겨
통계청이 5일 내놓은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본 가구의 동태적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금융부채가 없던 가구(694만7000가구) 중 2년이 지난 올해 부채가 있는 가구 비율은 26.5%(183만7000가구)에 달했다. 통계청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정부 정책 등이 가구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실시했다.
반면 2012년 금융부채가 있었던 1055만2000가구 중 2년 동안 부채를 모두 갚은 가구는 19.6%(206만5000가구)였다. 2012년 부채가 1억원 이상이던 가구가 올해도 1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비율은 75.5%(315만가구)에 달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2012년에 부채가 없다가 올해 있는 비율은 상용근로자가 40.7%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37.4%), 임시·일용근로자(27.3%) 등의 순이다.
특히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중 15.8%가 2012년 ‘부채 없음’에서 올해 ‘부채가 있다’고 답했다. 40세 미만은 41.9%가 ‘2년 만에 부채가 새로 생겼다’고 응답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젊은 층이 집을 얻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거나 학비·생활비 마련을 위해 새롭게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은퇴·실업으로 31% 빈곤층 전락
2011년에 빈곤선 아래에 있다가 지난해 빈곤 상태를 벗어난 비율은 34.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 806만4000명 가운데 278만8000명이 빈곤에서 벗어난 것이다. ‘빈곤하지 않음’에서 ‘빈곤함’으로 바뀐 빈곤 진입 비율은 7.4%(308만6000명)였다.
가구주가 비취업 상태에서 취업을 통해 빈곤을 탈출한 비율은 40.0%였고, 이와 반대로 은퇴나 실업 등으로 인해 비취업 상황이 된 빈곤 진입률은 31.6%였다. 빈곤 기준은 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2011년 2024만원)의 50% 미만(1012만원)인 상황을 말한다.
2011년의 소득분위가 지난해에도 유지된 비율은 57.7%, 상승·하락한 비율은 각각 21.2%로 나타났다. 소득분위는 20%씩 구분되며 1분위는 ‘하위 20%’를, 5분위는 ‘상위 20%’를 나타낸다. 2011년 소득분위가 2013년에도 유지된 비율은 1분위에서 75.9%를 기록해 2~5분위보다 높았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상위 계층으로 이동하기 힘든 구조라는 의미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11년 소득분위가 2013년에 유지된 비율은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경우 66.7%, 40~59세 55.6%, 39세 이하 52.4% 등이었다. 나이가 어릴수록 소득계층 이동이 활발하다는 얘기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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