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AEB', 보행자 나타나면 운전자가 한눈팔아도 자동 제동

입력 2014-12-05 21:18   수정 2014-12-06 03:45

현장 리포트 - 만도 글로벌 R&D센터 자동제동장치 시험장

자동긴급제동장치 첫 개발…제네시스·K9 장착 상용화
100만㎞ 시험주행으로 오작동 유발 '고스트' 해결



[ 강현우 기자 ]
경기 평택시 만도 글로벌R&D센터 주행시험장. 시속 40㎞로 달리는 시험용 차량 앞에 갑자기 충돌 실험용 인체모형(더미)이 나타났다. 운전자가 미처 브레이크를 밟을 새도 없었지만 계기판에 ‘AEB(자동긴급제동장치)’라는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차량이 자동으로 급정거했다.

2차 실험은 시속 60㎞로 진행했다. 제동거리가 길어 AEB가 작동해도 꼼짝없이 더미를 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자 이번엔 계기판에 ‘EAS(긴급조향보조장치)’ 경고등이 함께 켜지면서 핸들이 자동으로 돌아가 더미와의 충돌을 피했다.

만도는 AEB를 국내 최초로 개발, 작년 말 출시한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에 장착하면서 상용화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나온 기아자동차의 2015년형 K9에도 공급하고 있다. 내년 5월 출시 예정인 신형 투싼(현대차)과 하반기 신형 스포티지(기아차)에도 장착될 가능성이 크다.

AEB를 포함한 첨단 안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만도 DAS 개발팀은 AEB 개발 과정을 ‘고스트(유령·허상)와의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고스트는 차량 앞에 물체가 없는데도 그림자나 전파 간섭 등으로 카메라나 레이더 센서가 마치 물체가 있는 것처럼 인식해 브레이크를 오작동하게 하는 현상이다.

강형진 DAS 개발팀장(상무)은 “카메라는 날씨나 일조량에 취약하고 센서는 가드레일 같은 철제 구조물 등 전방 물체의 성질에 따라 반응값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카메라와 센서를 융합하는 기술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차로이탈방지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발전시킨 카메라 기술과 사각지대경보, 스마트크루즈컨트롤 등에 적용한 레이더 기술을 조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두 기기가 인식한 데이터를 교차 점검하면서 고스트를 걸러내는 작업에 들어갔다. 강 팀장은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시험 차량이 달린 거리만 100만㎞에 이른다”며 “레이더 오작동으로 악명 높은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철제 교각과 폭설이 내리는 스웨덴 도로, 나무 그림자와 긴 터널이 많은 알프스 산맥 등 고스트가 나타날 수 있는 모든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시험을 거쳐 개발된 만도의 AEB 시스템은 제네시스가 미국과 호주 등의 차량 안전도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으면서 우수성을 검증받았다. 제네시스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지난 5월 발표한 AEB 테스트 결과에서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함께 가장 높은 6점을 받았다.

최근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국내에 출시된 AEB 장착 차량 8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고 예방 시험에서도 벤츠 C200(100점 만점에 97점)에 이어 제네시스가 2위(96점)를 차지했다.

만도는 최근 AEB의 충돌 방지 대상을 자동차, 보행자, 자전거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한 단계 진보한 EAS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은 올해부터 AEB를 공식 안전도 평가항목에 넣은 데 이어 2018년부터 AEB 장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평택=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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