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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국제통화기금 IMF식민체제는 대한민국 경제에 ‘외형’ 아닌 ‘실리’를 일깨운 계기가 됐습니다. 그 이전 차입에 의한 덩치 키우기 경쟁에 나섰던 초대형 그룹들이 ‘대마불사의 신화’를 스스로 깨뜨리며 나가떨어졌지요.
당시 외형을 말할 때 가장 황당한 부문으론 그룹의 총매출 규모가 꼽히는데요. 이 규모는 그룹 내 제조 계열사의 해외부문 매출 (대부분 얼굴 없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의 OEM) 뿐만 아니라 이의 수출을 대행한 같은 계열 종합상사의 매출도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외부에 발표되는 그룹의 총매출 규모는 중복, 삼복이었을 거란 얘깁니다. 이런다고 요즘처럼 누가 나서 엄격하게 따지는 것도 아니었고요. 사실 IMF체제 이후 대형 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종합상사가 거론됩니다.
그룹의 제조 계열사들이 돈 안 되는 OEM을 탈피해 독자 브랜드 수출을 강화하면서 무역대행을 주 영역으로 하던 종합상사는 기능의 상당부분을 잃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사회적으로 거세게 몰아친 벤처와 IT 열풍도 종합상사의 퇴조에 한 몫 했다는 분석입니다.
때문에 IMF이전 흔히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를 판다”는 말로 대변되며 007가방을 들고 칼 정장 차림으로 전 세계를 누비던 종합상사맨의 화려한 신화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점차 사라져 갔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한 모임에서 종합상사의 한 임원은 “비즈니스의 주력이 자원개발 부문으로 옮겨갔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임원의 입에서 이 같은 대답이 나온 것은 최근 한 케이블TV채널이 서울역 건너편 옛 대우센터빌딩 (현 서울스퀘어)를 배경으로 종합상사맨의 활동을 중심으로 그린 드라마 ‘미생’의 폭발적인 인기에서 비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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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모임 참석자들은 이 드라마가 현실에 얼마나 부합하는 지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궁금증이 이는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종합상사는 부활하고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아직은 종합상사가 긴 겨울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이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5년간 자사 사이트에 등록된 기업의 채용공고수를 분석한 결과에서 드러난 건데요.
이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잡코리아 사이트에 올라온 무역이나 상사분야 채용공고건수는 1만596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업종 채용공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 이후 그 비중은 △2010년 1.6% △2011년 1.7% △2012년 1.5% △2013년 1.3% △2014년 1.2%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입니다.
이와 달리 무역 또는 상사분야 구직 관련 활동은 올 들어서 소폭이지만 상승으로 반등하는 모습입니다. 이 분야 구직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2년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가 2014년에 이처럼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예컨대 2009년 한 해 동안 잡코리아 사이트에 올라온 무역 또는 상사분야를 대상으로 취업활동을 한 구직자 이력서수는 총2만3650건. 이 수치는 전체 업종 이력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입니다. 이후 그 비중은 △2010년 5.1% △2011년 5.3% △2012년 4.9% △2013년 4.5% △2014년 4.7%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종합상사 관련 업계의 경우 여전히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업종에 취업하고자하는 관심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종합상사에 대한 관심도는 역시 드라마 미생이 크게 작용했다는 잡코리아 관계자의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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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올 1월부터 11월까지 잡코리아 사이트에 올라온 무역 또는 상사업종 채용 공고수 2만2054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용형태론 △정규직 84.6% △계약직 9.3% △인턴직 5.8%으로 나타납니다. 또 경력직 채용 비중이 38.5%로 신입 채용 12.3%의 3배에 달했습니다. 나머지는 경력/신입채용 36.5%, 경력무관 12.7%.
기업이 요구하는 지원 가능한 최종학력은 2.3년대졸 이상 학력이 30.9% △고졸이상 28.3% △학력무관 22.1% △4년대졸 이상 18.7%. 직무 분야 [복수선택]는 △무역 또는 해외영업직이 응답률 43.0%로 가장 많았고 다음 △영업관리. 지원 29.5% △경리. 회계 21.0% △제품. 서비스영업 20.4% △유통. 물류. 재고관리 19.3% △사무. 총무. 법무 12.6% △기술영업 10.1% △구매.자재 7.9% 순.
올해 무역이나 상사분야 구직활동 트렌드를 살펴보면 여성구직자의 비율이 55.5%로 남성구직자 (44.5%) 보다 높습니다. 신입직 비율 44.6%, 경력직 비율은 55.5%로 집계됐고요. 최종 학력별로는 4년대졸자들의 비율이 50.8%로 절반을 넘었고, △2.3년대졸 32.2% △고졸 이하 13.5% △대학원졸 3.5% 순.
입사 지원하는 직무분야 [복수응답]론 무역. 해외영업직이 응답률 57.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사무. 총무. 법무 18.2% △기획. 전략. 경영 16.3% △유통. 물류. 재고 16.0% △경리. 회계. 결산 12.0%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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